[아이뉴스24 성지은기자] 요즘 IT 분야에서는 오픈소스를 빼놓고 소프트웨어(SW)를 말하기 어렵다.
오픈소스는 SW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한 SW를 말한다.
소스코드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공개된 소스코드로 개발할 시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정 기업의 SW 종속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오픈소스 도입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는 미국 등 SW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오픈소스 활성화 움직임이 더딘 편이다.
이 가운데 한국이 SW 불모지로 여겨지던 1990년대부터 오픈소스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한 이가 있다. 바로 김상기 KT DS 마이스터다. 김상기 마이스터는 '오픈소스 1세대'로, 1996년부터 현재까지 오픈소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데이콤, 나우누리 기반 리눅스 동호회에서 활동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DB) 커뮤니티 '데이터베이스사랑넷'의 운영자로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다.
오픈소스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오픈소스 산업발전 유공자 표창 개인 부문에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오픈소스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그를 오픈소스의 세계로 이끈 매력은 무엇일까.
김상기 마이스터는 "오픈소스는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를 파고들면서 오히려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를 설명했다.
말하자면 일종의 '주인의식'이랄까.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며, 이러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서 성취감을 느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KT DS는 KT의 스마트폰 예약 판매 시스템을 오픈소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포스트그레(Postgre)SQL' 기반으로 전환해 업무 지연을 해결하는 등 전문성을 보이고 있는데, 김상기 마이스터 등 오픈소스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활약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그레SQL은 마이(My)SQL에 비하면 비주류지만 원석과 같아 잘 다듬어 사용하면 이점이 많다"며 "현재 개별 기업 사이에서 비용 절감 등 문제로 오픈소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오픈소스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 오픈소스 도입이 확대되고 있지만, 오픈소스 문화가 보다 활성화되려면 '기여'와 '나눔'의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는 오픈소스를 단지 소비하는 데 그치고 있는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상기 마이스터는 "국내는 개별 기업이 오픈소스를 가져다 쓰는 데 급급해 오픈소스를 고치고 발전시키는 데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일본 등은 기반 기술이라고 판단하면 정부 주도로 오픈소스 개발을 펀딩할 정도로 생태계 활성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단지 개인의 선의에 기대기보다 정부,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주 사용되는 오픈소스 기술은 일종의 사회간접자본과도 같고, 오픈소스 활성화를 통해 추가적인 시장이 창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기업에서도 업무 시간 내 직원의 오픈소스 활동을 장려하고, 사내 기술력을 높이는 등 똑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오픈소스를 가져다 쓰는 게 이득일 수 있지만 이는 근시안적 관점"이라며 "최근 정부가 오픈소스 활성화 정책 기조를 보이며 지원에 나섰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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