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 지명자인 강경화 후보자가 7일 국회 인사청문회 무대에 섰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청문회에서 강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했다.
핵심 쟁점은 강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의혹이었다. 야당은 위장전입과 거짓 해명,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논문 표절 등 의혹을 추궁했다.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 등 일부 사실에 대해선 사과하면서도 대다수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고, 여당도 그를 적극 옹호했다.
◆野, 위장전입·세금탈루 '난타'
강 후보자가 장녀의 고교진학을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은 청와대가 장관 내정 발표 때 이미 밝혔다. 다만 남편이 검증 때 청와대 측에 '친척집에 위장전입했다'고 밝혀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공직자로서의 판단이 매우 부족했다"며 "이 자리를 빌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남편이 본인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던 위장전입과 관련해 친척집이었던 것 같다고 답한 게 문제였던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당시 주민등록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입신고서에 전입지 세대주의 이름을 적게 돼 있는데 그 집에 누가 사는지, 소유주가 누구인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남편이 모르고 친척집이라고 한 게 아니라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강 후보자가 상당히 많은 부분에 있어 세금을 탈루한 게 드러났다"며 2004년 서울 봉천동 연립주택 3채 거래 당시 다운계약서를 작성, 세금을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자는 "해당 연립주택에 제 어머니를 포함해 4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이웃 중 한 분이 낡고 헐었으니 재건축하자고 의견을 제시했고 재건축을 통해 8가구가 됐다"며 "계약서 상 시공업체가 (공사비 조로) 증축되는 4세대를 소유하는 것으로 돼 있다. 추후 매각이나 관할관청 신고 등 전 과정을 시공업체가 처리해 저나 어머니나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최경환 의원은 강 후보자의 남편이 은퇴 후 지은 거제도 집과 5천여평의 임야를 지목하며 "자녀 명의로 구입해 집을 지은 땅이 종교용지에서 전용돼 고가의 대지가 됐듯 이(임야)쪽도 재산 증식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며 "이는 과거에 유행했던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 수법"이라고 꼬집었다.
원혜영 의원도 "강 후보자 발탁은 여성 배려 차원 보다 국제무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의 자질과 능력을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의혹에 홍문종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5대 비리 연루자 공직 배제 원칙 가운데 병역 면탈을 제외한 나머지 4개에 대해 깨끗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비판했고, 서청원 의원은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깊은 생각을 하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與 "의혹 대다수가 오보…姜, 능력 있는 적임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 후보자에게 의혹을 해명할 수 있도록 질의시간을 할애해주는 한편, '최초의 여성·비(非)고시 출신 외교부 장관'이라는 상징성과 능력을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김경협 의원은 거제도 집에 대해 "전(前) 땅 주인이 종교시설에서 단독·다가구 주택 신축 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강 후보자 남편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강 후보자도 "이미 가격이 상당히 오른 상황에서 땅을 구입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봉천동 연립주택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서도 "계약서 상 해당 공사비를 재건툭을 통해 증축된 4개 세대를 매각해 가져가는 것으로 돼 있다"며 "언론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 대다수가 오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은 "강 후보자는 유엔 신임 사무총장의 정책특보를 맡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성했다"며 "세계 무대를 상대로 다양한 경험을 가진 것은 한국의 외교 사령탑으로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의원은 "정통 관료가 아닌 최초의 여성 장관으로서 외교부의 순혈주의, 폐쇄주의, 계파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 후보자를 추켜세웠다.
원혜영 의원은 "강 후보자 발탁은 여성 배려 차원 보다 국제무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를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호평했다.
윤채나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