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윤선훈기자] 보수 개혁을 외치며 나온 바른정당이 창당 4개월여 만에 존폐의 위기에 처했다. 유승민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가운데 소속 의원들은 이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집단 탈당까지 계획하고 있다.
바른정당 내 일부 의원들은 1일 오후 여의도 인근에 모여 향후 행동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요구는 사실상 보수 단일화를 위한 유승민 후보의 사퇴다.
당초 바른정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및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3자 단일화를 주장했으나 유 후보를 포함한 안 후보·홍 후보가 모두 이를 거부해 사실상 무산됐다. 유 후보는 이를 이유로 대선 완주를 강하게 주장했으나 의원들은 이제 보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원들의 이탈은 이미 시작됐다. 이미 지난달 28일 이은재 의원이 탈당 후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택한 것에 이어 홍문표 의원도 사실상 탈당을 결심했다.
홍 의원을 포함한 13명의 의원은 전날 밤 서울 모처에서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 후 지도부가 유 후보를 직접 만나 의원들의 요구를 다시 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율이 낮은 유 후보가 물러나 보수단일화를 통해 문재인 후보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려는 의원들의 요구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유 후보는 단일화 관련 입장 변화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단일화가 없다는 이야기를 벌써 100번은 넘게 한 것 같다"며 "당연히 완주"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단일화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회동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고, 김무성 전 대표 등과의 회동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 후보가 이같은 입장에 따라 보수 단일화를 거부하면 전날 회동한 바른정당 의원 10여명은 조만간 당을 떠나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바른정당이 그야말로 존폐의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보수 개혁을 선언한 유 후보가 선거 막판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뿐만 아니라 바른정당도 창당 4개월 만에 해체 위기에 섰다.
채송무·윤선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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