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국내 IT 서비스 회사들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관련 사업 협력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IT 서비스 업체들은 클라우드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고, 클라우드 기업들은 더 효과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IT 서비스 업체들의 이같은 행보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시장을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냉소적 평가도 없지 않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업체들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관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이 오라클과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앞으로 오라클 클라우드 솔루션 공급과 지원을 공식 담당하게 된다. 오라클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MSP 파트너를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ICT는 지난해 10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AWS 클라우드 컨설팅, 전환 작업, 시스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 직원이 AWS 클라우드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80여 명의 내부 인력이 AWS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기존 개별 기업에 대한 시스템 개발과 운영 형태의 IT서비스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Apps on Cloud)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WS, 오라클 모두 다른 국내 IT 서비스 기업들과도 추가적인 MSP 파트너 협력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협력 배경은?
이처럼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IT 서비스 업체들과 협력하는 까닭은 이 회사들이 그룹사를 상대로 쌓아온 시스템구축(SI)·운영(SM) 역량을 활용해 더 많은 고객들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대기업 대상 서비스 기반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은 기존에 직접 개발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로 옮기려면 SI 회사가 도와줘야 한다"며 "이관된 후 시스템 운영에서도 SM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T 서비스 업체 측면에선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과 역할을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을 비롯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기존 IT 서비스 회사의 SI·SM 역할은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럴 경우 자연히 매출 타격도 피하기 힘들다. 클라우드 시대에 IT서비스 업체가 맞딱드리고 있는 위기의 배경이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파트너 모델이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리셀러(reseller)'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IT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퍼블릭 클라우드로 제공되는 SaaS 시스템이 확대 적용될 경우 개별적인 시스템 구축사업 축소, 운영인력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아키텍처 설계, 컨설팅 강화 등 기존 개발·운영 인력의 역할 재정의와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액센츄어 등 글로벌 회사들이 기꺼이 클라우드 기업의 MSP 파트너가 되는 것은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있다는 방증이라는 뜻에서다.
다른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국내 MSP 파트너가 굴지의 글로벌 SI 회사들처럼 기술력을 인정받는다면 글로벌 회사들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에서 SM를 대행하는 비즈니스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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