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5.9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아직도 후보 단일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단일화 가능성이 적지만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 합이 10%를 간신히 넘기는 현재의 상황 때문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10%를 밑돌고 있다.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은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지율이 대선 표로 나타난다면 두 후보는 선거비용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지지율이 10%를 넘으면 선거 비용의 절반을, 지지율이 15%를 넘으면 선거 비용 전체를 돌려주는 현행법 때문이다.
문제는 비용 뿐이 아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파문 이후 보수정당은 사실상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보수층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
보수정당이 대선에서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대선 후 보수혁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보수의 중심이 보수정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옮겨갈 가능성 마저 있다. 이 때문에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후에도 보수 정치인을 대상으로 여전히 보수 단일화가 논의되고 있다.
단일화 가능성은 낮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서로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유 후보에 대해 "단일화해도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큰 줄기가 형성되면 작은 줄기는 말라버린다"고 무시 전략을 썼다. 유 후보는 홍 후보에 대해 '자격이 없는 후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5%도 되지 않는 낮은 지지율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유승민 후보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이 지난 16일 오찬에서 유 후보의 지지율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을 경우를 전제로 사퇴 건의를 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 후보 사퇴를 포함한 당의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최악의 상황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우리 후보가 나가 4~5% 지지를 받고 그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안되는 것"이라며 "국민의 요구를 받드는 차원에서 당 대 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지상욱 공보단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선거운동을 코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 사퇴 운운하는 것은 부도덕하고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언동"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선대위 상황실장인 이혜훈 의원도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원과 국민의 뜻을 모아서 당의 후보로 뽑힌 사람을 가능성이 없다 또는 마음에 안 든다고 사퇴하라고 한다면 반민주적이고 독단적인 발상"이라며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이종구 의원 사태로 오히려 보수 단일화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그러나 보수 정치권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어 후보 단일화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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