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다시 무대 위로 오른다.
단종된 갤럭시노트7 여파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지만 ‘갤럭시S8’로 따뜻한 봄맞이에 나선다. 고 사장은 ‘갤럭시S8’을 통해 추락한 신뢰를 찾아야하는 동시에 흥행에도 성공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동진 사장은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리는 '갤럭시S8 론칭 행사'에서 호스트로 무대로 오른다.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 론칭 행사 때도 호스트를 맡았지만 발화사건으로 인해 올해 진행된 갤럭시탭S3 론칭 행사 등에는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은 삼성전자를 수렁 속에 빠뜨렸다.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여파로 삼성전자는 7조원 가량의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책임자였던 고 사장의 입지도 흔들렸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해 고 사장이 경질될 수도 있다는 부정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고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제품 개발과 기획 등을 도맡았다. 신종균 IM부문장 사장과 함께 '갤럭시S' 신화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2014년말 정기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에 임명된지 1년만에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갤럭시S7 론칭 행사의 호스트로 등장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갤럭시S7은 시장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절반을 IM부문이 차지할 정도였다. 갤럭시S7 시리즈는 갤럭시노트7 출시 이전인 상반기 동안 약 2천60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뒤 이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의 초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갤럭시노트7 초기 판매량은 갤럭시S7 시리즈의 2배 이상을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물량 공급에 애를 먹을 정도였다. 갤럭시노트7은 국내에서만 출시 사흘만에 약 25만대가 팔렸다.
당시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론칭 현장서 "노트 시리즈가 5에서 6으로 한 단계만 건너 뛰기는 아까운 제품이라는 것에 구성원들이 모두 공감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당하게 갤럭시노트7을 꺼내들었던 고 사장은 지난해 9월 고개를 숙였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건으로 인해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교환 프로그램을 가동 시켰지만 결국 지난해 10월 11일부로 단종 되기에 이르렀다. 출시된 지 54일만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에게는 남다른 모델이다. 삼성전자를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진화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외신들의 '졸작', '인류 역사 중 최악의 디자인', '거추장스럽다'라는 혹평 속에서도 놀라운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새로운 카테고리인 '패블릿(phablet)'의 원조도 '갤럭시노트'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만큼 브랜드 이미지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도 들썩였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한 7천750만대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17.7%로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에 비해 경쟁사인 애플은 펄펄 날았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7 시리즈를 앞세워 7천830만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17,8%까지 올랐다.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애플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렇듯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경험한 고 사장에게 올 한해를 책임질 '갤럭시S8' 론칭 무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소손 원인을 밝혀냄과 동시에 완벽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했음을 강조했다. 남은 숙제는 이미지 쇄신과 스마트폰 시장 1위 탈환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제품 출시전부터 개발 단계별 검증을 강화하고 제품 출시 후에도 시장 품질 안정화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두고 있다. 지난 2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하는 한편, 사업부 부품 전문팀을 구성해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했다.
한편, 신종균 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 자리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재건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라며, "브랜드는 안전과 품질 최우선 캠페인 등을 통해 최고 품질 이미지를 되살리겠다. 플래그십 제품은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도하고 신규 인텔리전트 인터페이스 등의 혁신 기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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