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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정]팩트 체크는 네이버·다음에서?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우리는 언론이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입니다. 뉴스도 이 콘텐츠의 일종이죠."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인터넷기업들은 포털이 언론 아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대답한다.

언론의 사전적 정의는 첫 번째로 '개인이 말이나 글로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는 일. 또는 그 말이나 글', 두 번째는 '매체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흔히 언론이라고 하면 두 번째 뜻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근거하면 포털도 언론일 수 있다. 포털을 매체라고 보지 않는다고 해도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선 기자들 사이엔 편집국장보다 무서운 게 포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포털이 지면, 매체별 온라인 사이트의 뉴스 주목도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또 포털이 배열 편집권을 갖고 뉴스 중요도, 화제성을 본의 아니게 가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포털은 콘텐츠를 중개할 뿐 생산하지 않는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네이버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취재하는 기자를 뽑기도 했다. 카카오는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카카오가 갖는 의미를 인터뷰 형식의 콘텐츠로 담아낸 '피플 앤 카카오(People & Kakao)'를 열었다.

두 회사는 이 같은 행보를 '사보' 성격의 서비스라 말하지만 단순하게 그렇게 보기만도 어렵다. 포털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데다, 이제는 자사 편향성 시비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주최로 열린 '페이크뉴스와 인터넷' 토론회에는 전통 언론에 카운터펀치를 날린 듯한 발언이 나왔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짜뉴스 해법이 국내 포털 사이트가 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이날 한 포털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뉴스 카테고리에서 볼 수 있는 기사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과한 매체의 콘텐츠"라며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본 믿을 수 없는 정보는 포털에 와서 찾아보는데, 포털 사이트가 페이크뉴스를 필터링하는 기능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는 독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가짜뉴스 해결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를 통과하지 못한 매체는 언론사로서 공인받을 수 없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네이버는 아예 대선 서비스의 일환으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팩트 체크 서비스를 사이트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기자는 가짜뉴스가 사실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신문을 펼치거나 매체 사이트를 가지 않고 포털로 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머리가 복잡해졌다.

독자가 가짜뉴스를 일반 뉴스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이를 포털을 통해 확인해야 할 정도라면 독자에 신뢰를 주지 못하는 언론의 책임도 분명 있을 것이다.

반대로 그렇다면 이같이 큰 영향력을 가진 포털은 언론인가 아닌가. 다시 한번 자문해 본다. 특종, 속보 경쟁이 난무하는 대선 시기에 심란한 마음이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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