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두탁기자] 시장이 잘 발달된 경우 대기업집단 내 내부거래를 개방해 독립기업에게도 입찰참여 기회를 제공하면, 생산(GDP)과 자본이 각각 137.2조원, 143.1조원이 늘어나고, 고용은 221만3천명이 증가하는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파이터치연구원(원장 김승일)은 22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김용태 바른정당 국회의원과 공동 개최한 '경제민주화, 공정경쟁으로 풀어야한다-헌법 제119조를 통한 고찰' 연구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고, 경제조항인 헌법 제119조를 공정경쟁의 개념에서 재해석하고 헌법 정신에 비춰 분석한 한국경제의 실태와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이 신규 계열사를 만들어 내부거래를 함으로써 기존에 거래하던 중소기업을 퇴출시키거나,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자유경쟁시장 생태계 파괴, 대기업집단 계열사로부터 분리된 친족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사례 등을 분석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의 실태와 규제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민간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2010년 144.7조원에서 2015년 159.6조원으로 늘어났으며 매년 12% 가까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9%가 우리나라의 기회균등, 공정경쟁 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한국 경제와 사회에 '균등하게 기회가 주어지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국가 상위공직자 등 지도층이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앞장서서 사익을 추구하고 법을 위반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공정경쟁질서 확립'을 국가 최우선과제로 삼아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수준의 총소요생산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창조경제 패러다임은 기업의 생산요소 분배 왜곡에 대해서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한 기업수준의 총소요생산성을 높이는 노력과 생산요소를 기업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재분배하려는 노력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게 해주는 공정경쟁으로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고 연구원은 제안했다.
연구보고서에서는 경쟁제한 및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정책적 대안도 제시됐다.
우선 대기업집단 규제를 위해서 공정거래법과 별도의 특별법 제정과 함께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규제, 수입배당금액의 익금불산입 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 다중대표소송제,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사후규제 방안 등을 제안했다.
또,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 규제 방안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거래는 공개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시장이 발달되지 않아 부담해야 될 거래비용이 현저히 클 경우에만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부거래를 개방해 독립기업에게도 입찰참여기회를 제공하면 생산과 자본이 각 132조원, 143조원이 늘어나고 고용도 221만3천9명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백화점의 특약매입거래 방식을 직매입거래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대규모 소매유통업에서의 불공정행위를 방지하는 방안,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공정거래법 위반사건을 전담할 검찰 내 전문부서 설치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승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지금 한국은 경제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며 한국 정치경제의 최고 지도원리는 헌법에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우리 경제의 기본질서를 천명한 헌법 제119조를 통해 국가가 지향할 경제의 기본질서를 파악하고, 필요한 법적, 제도적 방향과 수단들을 논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김승일 파이터치연구원장과 라정주 선임연구위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의 사회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패널토론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 등 국회의원을 비롯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열띤 논의를 펼쳤다.
김두탁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