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5.9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줄임말이 유행하고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어대문'이다.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뜻이다. '이저문(이래도 저래도 대통령은 문재인)', '안안문(안될래야 안 될 수가 없는 문재인)'도 있다. 모두가 '문재인 대세론'을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세론의 주인공이 됐다. 박근혜 정부에 분노한 민심이 문 전 대표에게 쏠리면서다. 보수진영에는 내로라할 후보도 없는 실정이어서 문 전 대표를 따라다니던 '야권 유력 대선주자'라는 수식어는 어느덧 '유력 대선주자'로 바뀌었다.
2012년 뼈아픈 패배를 딛고 이번 대선에 재도전하는 문 전 대표는 자신이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자신했다. 그는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두 번의 실패는 없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국가대개혁을 이루고 촛불민심이 염원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제 활성화의 핵심 열쇠로는 '일자리'를 꼽았다. 어느 곳을 방문하던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할 만큼 일자리 문제 해결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의지는 강하다.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이자 기회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확대 개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도 마련해뒀다.
절치부심 4년, 문 전 대표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다음은 문 전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국민은 정권교체 적임자 알아…확장력 보여줄 것"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 이은 재도전입니다. '2012년의 문재인'과 '2017년의 문재인'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대한민국호(號)가 침몰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뛰고 있습니다. 훨씬 더 절실해진 것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이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지난 4년간 국민들과 소통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충분히 검증받았습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정권교체로 국민이 바라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 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민심이 요구한 시대정신은 정권교체를 통해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대개조를 이뤄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반칙과 특권,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직하고 깨끗한 정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덕적 권위와 국민 신뢰가 부족한 리더십으로는 위기 극복도 국민통합도 불가능합니다."
-문 전 대표께서는 이른바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지율 1위인 후보에게 확장성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고 생각합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2, 3층으로 올릴 수 있고 옆으로 확장도 가능한 것입니다. 국민은 이미 정권교체를 결심했고 누가 정권교체의 적임자인지 알고 계십니다. 진보, 보수의 구분을 뛰어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새로운 인재들이 정권교체를 위해 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당 주자들의 지지율을 합하면 60%에 이릅니다. 경선이 끝나면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와 손잡고 당의 힘을 한데 모아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교체 이룰 자신이 있습니다. 문재인과 우리 당의 확장력과 포용력, 앞으로도 분명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적폐 청산, 무원칙한 타협은 NO"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 비선 실세의 부패·비리였습니다. 고위공직자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복안이 있으십니까.
"검찰과 경찰은 물론 모든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겠습니다. 대통령과 대통령의 친인척, 측근 등 특수 관계자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 더 이상 권력의 병풍 뒤에 숨어 국정을 농단할 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오랜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를 끊어 내겠습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한 민주적 정의를 실현하겠습니다. '인사추천 실명제'로 공정하고 책임 있는 인사 시스템을 만들고, 대통령의 24시간 일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겨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개혁입법을 관철하려면 여소야대 국회 구조 상 야당만으로는 불가능한데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의 연정에 반대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십니까.
"국민이 바라는 통합은 적폐를 적당히 덮고 가는 봉합이 아니라 구악과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고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정의로운 통합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세력과의 무원칙한 타협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뿐 아니라 정권교체가 이뤄진 이후에도 야권연대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 우리 정치는 오랜 적폐를 청산하려는 세력과 그것을 막으려는 세력으로 나눠질 것입니다. 그것은 이념이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입니다.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함께 하려는 모든 세력과 협력할 것입니다. 그런 정의로운 통합의 힘으로 여소야대 국면 역시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발생한 국론분열, 통합 방안이 있으십니까.
"탄핵 정국에서 국민 여론은 오히려 하나였습니다. 대통령 퇴진, 국정농단 세력 엄단, 적폐청산,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갈망 한 마음이었습니다. 탄핵 이후 상실감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그것을 국론분열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다만 그런 분들의 마음도 위로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처럼 극단적인 편 가르기, 증오와 대결,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는 국정운영은 반드시 극복할 것입니다. 극단적인 지역 편중 인사, 블랙리스트와 같은 비민주적 국정운영도 바로 잡겠습니다."
-저성장 늪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경제회복 방안이자 최선의 복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집권하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모든 정책수단과 재정능력을 투입하겠습니다. 현재 전체 일자리 중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분의 1 수준인 7.6% 밖에 안 됩니다. 이를 3%포인트만 올려도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소방, 경찰, 부사관 등 국민 안전과 복지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민간부문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실'을 설치하고 직접 챙기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이 성장해야 합니다. 경제교체를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불공정한 재벌 중심 경제를 개혁해 중소기업과 골목경제가 살아나도록 해야 합니다. 성장의 열매가 국민들께 골고루 돌아가는 소득주도 성장, '국민성장' 시대를 열겠습니다."
◆문재인표 ICT 정책 "4차 산업혁명 제대로 대처하자"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해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세계가 인공지능(AI),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많이 뒤쳐졌습니다. 저는 4차 산업혁명 준비에 국가의 역량을 모으기 위해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을 확실히 세워나가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인 초고속 사물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자율주행차를 위한 인공지능 스마트 고속도로를 건설하겠습니다. 전기자동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전국 주요 도로와 주차장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공공기관이 전기차를 대폭 구매하게 할 것입니다."
"창업의 문턱을 낮추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창업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창업지원펀드, 모태펀드 등을 확대하고 스타트업의 공공부문 조달 참여를 보장하며 의무구매비율을 확대하겠습니다. 연대보증제를 폐지하고 신용대출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것입니다. 또한 규제가 신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최소규제, 자율규제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신산업 분야는 금지된 항목을 제외하고는 뭐든 시도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할 것입니다. 정부 소유의 공공데이터를 개방해 데이터 접근성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Active X와 공인인증절차를 폐지하겠습니다. 정부의 R&D 장기투자 확대와 창의력 배양,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체계 구축도 시급합니다. 제조업과 IT를 접목한 '스마트 제조업 부흥 전략'을 추진하고 1인 제조기업 시대를 실현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일자리 창출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이 증가하고 일자리의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는 직업 종사자에 대해서는 재직 중에도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성공적인 직업전환을 지원해야 합니다. 퇴직자와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기술교육과 재교육도 평생교육 차원에서 강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제2의 의무교육으로 제도화해야 합니다. 또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이행기 노동자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박근혜 정부 ICT 정책의 핵심인 '창조경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말하면서 관치경제와 블랙리스트로 창의성의 싹을 잘라버렸습니다. 철학과 준비 없이 임기응변으로 정책을 만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스타트업·벤처 지원을 하는 기존 기관들과 중복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최순실·박근혜 사태에 연루되기까지 했습니다."
"각 지역에서 스타트업·벤처를 지원하는 체계는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에 강제적으로 지역을 할당하고 정량적 목표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기업을 선발해 지원하는 방식은 건강하고 역동적인 창업생태계 조성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민간에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또한 창업기업을 늘리는데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기업이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실패한 벤처기업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대폭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ICT 정책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평가는 어떠십니까.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현재의 미래창조과학부는 크게 보면 과거 정보통신(ICT)부와 과학기술부를 합친 격입니다. ICT와 과학기술의 시너지를 기대한 것인데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을 뜯어고치는 관행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책의 연속성이나 일관성 측면에서도 득보다 실이 큽니다. 새 정부의 조직 개편은 현 정부 조직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 근거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다만 과학기술정책과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중소기업과 혁신 창업기업의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신설해야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다룰 주된 분야가 ICT가 될 것입니다."
-2000년 3월 창간한 아이뉴스24가 올해로 창간 17주년을 맞았습니다. 축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속보성 뉴스 제공이 아니라 독자에게 가치와 통찰력을 전달하는 미디어를 지향하는 아이뉴스24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창간 1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윤채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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