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재형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누적 피해로 인한 닭고기 산지 가격이 3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치킨 업계가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BBQ치킨이 20일 부터 8년 만에 치킨 가격을 인상한다.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이 1만6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올리는 등 가맹점 판매 전 메뉴가 평균 9~10% 인상할 방침이다.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후라이드(1만6천원)와 양념(1만7천원) 가격은 2009년 이후 동결된 상태다.
당초 경쟁이 극심한 업계 특성상 가격 인상요인이 있더라도 업체간 행동으로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깬 1위 업체의 이번 움직임에 후위 주자들도 가격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가격 인상의 원인을 가격 상승 압박으로 설명하고 있다. '국내산 생닭' 사용 방침을 고수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량확보 경쟁과 동시에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 상승에 직면했지만 대표적 메뉴인 후라이드·양념치킨의 가격은 7년 넘게 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생닭 산지가 역시 1987년 통계 이후 최고가를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당 육계생계(소) 시세는 2천69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2016년 3월 7일 기준) 대비 59.2% 급등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점로 임대료는 상가임차 재계약시 보증금 인상 상한선이 9%로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평균 월세 인상률은 17.6%, 보증금 인상률은 30.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역시 최저임금 기준 2009년 4천원에서 올해 6천470원으로 60% 가량 올랐다.
업계는 이러한 가격 요인이 소매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부는 연중 동일 가격으로 생닭과 재료를 공급 받기에 고정비 인상분에 대한 부담은 덜한 편이지만, 가맹업주의 경우 임대료, 인건비 부담이 매년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인상 요구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가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프랜차이즈 본부가 납품가 인하 등 가격 상승요인 억제 노력을 기울였는지, 가맹점주들에게만 부담을 전가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유재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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