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여행사를 통해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관광뿐만 아니라 외식, 면세점, 화장품 등 관련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2일 오후 늦게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해 판매 중단을 구두로 지시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은 한국행 단체관광뿐만 아니라 여행사를 통한 자유여행도 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한국 관광상품 판매금지 조치는 수도인 베이징을 시작으로 앞으로 열릴 지역별 회의를 통해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국내 관련 업계는 비상 상태에 놓였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 중 단체 여행객이 40%, 개별 여행객이 약 60%로, 개별 여행객 중에서도 여행사를 통한 개별 여행객이 반 이상인 만큼 이번 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안다. 작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80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60~70%를 잃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작년 사드 배치 발표 이후부터 단체관광객 수요는 줄어든 반면 개별관광객이 늘어서 현재까진 큰 영향이 없었지만 이번 일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 역시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만큼 만만치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로, 단체 관광객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65% 이상이며 한화갤러리아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두타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드러난 피해는 없지만 점차 전국적으로 이 조치가 확대되고 한 달 뒤부터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 '센카쿠 열도'로 중국과 분쟁이 있었을 당시 매출이 반토막 났던 사례가 한국에 그대로 재현되면 우리도 손 쓸 방법이 없어 해외 진출 쪽으로 눈을 돌려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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