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민주주의 위협…"新 제네바 협약 만들자"

[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사이버 공격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디지털 제네바 협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드림팀' 등 사이버 보안 업계 협업이 강해져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법률책임자(CLO)는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보안 콘퍼런스 'RSA 2017'에서 이 같은 디지털 제네바 협약을 제안했다.

국제사회가 과거 전쟁 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네바 협약을 체결한 것처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는데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브래드 스미스 CLO는 "국가가 지원하는 국가 해킹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이버 공간은 새로운 전장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개입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사이버 공격이 민주주의에 영향을 준 셈이다.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은 북한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정부를 하나로 모아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제네바 협약을 만들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이버 위협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별도 독립적인 조직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술 기업들은 앞으로 100% 방어만 하고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을 공동 선언해야 한다"며 "신뢰할 수 있고 중립적인 '디지털 스위스(중립국)'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엔 해킹으로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번 행사를 찾은 보안 전문가들은 더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사이버 위협 대응에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클 맥콜 미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있으며 사이버 침입으로 공화국의 구조가 손상될 수 있다"며 "사이버는 팀스포츠이며 강한 공격과 방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심각한 정보 공유 문제를 안고 있다"며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위협 데이터가 있지만 공유가 너무 약하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영 인텔시큐리티 수석부사장도 "우리는 함께 일해야 한다"며 "단순한 말이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고 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비즈니스 주도 보안'도 화두로 떠올랐다.

줄피카 람잔 RSA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비즈니스 주도 보안 전략을 제시하면서 "보안은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위험은 어두운 예술이 아닌 과학으로 다뤄야 한다"며 "통제를 단순화하고, 가용성(Availability)과 예산(Budget),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제어할 수 없을 지도 모를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키노트 연설에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 회장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