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SK그룹을 비롯한 LG그룹, 한화그룹, 효성그룹 등은 올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대외적 저성장 국면과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의 위기요인이 진행되는 가운데 산업 전반의 지형을 바꿀 '4차 산업 혁명'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이 지난달 실시한 정기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반영, 기존 주력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모색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SK그룹 "근본적 혁신 이뤄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17년의 경영방침은 SKMS(SK Management System) 실천 : Deep Change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로, 내부로부터 근본적인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경영시스템의 업그레이드'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등을 강조했다.
올해 SK그룹은 에너지·통신·반도체 등 그룹의 주력 사업역량을 강화, ICT과 연계한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를 비롯한 그룹 최고 의결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을 모두 50대 인사로 선임하는 파격적인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 한층 젊어진 조직을 기반으로 신 성장 동력 발굴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내수 시장 포화에 따른 국내 이동통신 사업의 정체를 겪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박정호 신임 대표 체제를 맞아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SK C&C는 사내 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 체제를 맞아 장동현 신임 사장을 필두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신사업에 대한 성과달성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ICT 연구개발(R&D) 센터를 없애고 ICT 기술, 사업 전문그룹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총괄' 조직을 신설한 부분도 눈길을 끄는 부분.
차세대 ICT 먹거리 확보를 위해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분야에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익성 확대에 초점을 맞춰 개발부터 제조, 패키지, 판매까지 유기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최근 미세 공정 기술의 고도화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만큼 유기적인 사업 체제를 구축해 시장 환경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인 것.
더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 제품인 3D 낸드플래시 양산(M14)을 본격 전개하고, 신규 투자를 통한 생산량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 LG그룹 "변화에 앞서 갈 수 있는 경영시스템 혁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업 구조 구도화의 속도 개선'과 '변화에 앞서 갈 수 있는 경영시스템의 혁신'을 강조했다.
올해 LG그룹은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해 생활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기존 주력 사업 부문의 경쟁력은 더 강화하고, 전장부품 등 향후 급성장이 전망되는 신사업의 역량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경우, 조성진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맞아 H&A(생활가전)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확대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그간 로봇 청소기 사업을 통해 확보한 딥러닝 및 자율주행, 제어,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해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스마트가전을 제어하거나 동화나 음악을 들려주고, 요리 레시피 등을 알려주는 가정용 로봇을 비롯해 공항 이용객을 위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공항용 로봇도 선보일 예정이다.
연이은 부진을 기록 중인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정상화를 위해 MC 사업본부의 지속적인 조직개편을 추진,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한국, 북미 등 주요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전장부품 분야에서는 운전자의 음성과 동작을 인식하는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차량 주변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 기술역량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스마트카 시장의 급성장에 대비해서는 VC 사업본부와 LG이노텍 등 관련 계열사가 융복합 기기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LG화학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중대형 배터리 사업 역량을 더욱 확대,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바이오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다질 전망이다.
기존 LG생명과학 조직을 최근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로 개편, 박진수 LG화학 대표가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을 겸직하게 된 만큼 의학, 약학 분야와 접목된 생명공학 분야인 레드 바이오 사업 진출에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 한화그룹 "선제적으로 기업환경 개선해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 세계에 불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의 도래는 우리에겐 큰 위기이자 기회로, 선제적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해 나가야한다"며, "중장기 사업비전에 이 같은 변화를 반영, 이를 기반으로 10년 후를 내다본 신기술, 신사업, 신시장을 개척하며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화그룹은 방산, 화학, 태양광 등 기존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 사업부진을 겪고 있는 사업 부문 정상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방산부문의 경우, 해외사업의 비중을 확대해 내수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화학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기존 범용제품인 PVC를 고부가 제품인 CPVC로 대체하는 등 신규 고부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금융부문에서는 핀테크·빅데이터 등 ICT 융합기술을 활용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태양광 부문에서는 기술경쟁력을 강화,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 거점지역별로 관리를 체계화하고 영업력을 배가시켜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 효성그룹 "형제경영 체제 본격 가동"
올해 본격적인 '형제경영' 체제를 맞이한 효성그룹도 ICT 융합기술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달 효성그룹은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조현준 PG장 겸 정보통신PG장 회장과 조현상 산업자재PG장 겸 화학PG 최고마케팅경영자 사장 체제로 조직을 개편,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조현준 신임 회장은 앞서 노틸러스효성과 효성ITX 등에서 ICT 기술을 융합, 괄목한만한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이에 노틸러스효성은 올해 하이브리드 ATM을 통해 미국 ATM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광동성 혜주에 약 2만5천제곱미터 규모의 ATM 생산 공장을 설립,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만큼 오는 2018년까지 연간 7만5천대 규모의 생산량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노틸러스효성은 미국 BOA, 체이스 뱅크, 러시아 스베르 뱅크, 인도네시아 BCA 등 세계 30여 개국의 대형 은행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조현상 사장은 앞서 에어백용 원사사업부터 원단 및 쿠션 부문까지 사업을 확대,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만큼 자동차용 소재 사업 영역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또 산업용 섬유 등 기존 주력 사업과 자동차 산업 간의 시너지가 높은 분야에 집중, 메르세데스 벤츠·도요타·렉서스·페라리·마세라티 등과 자동차 연관 신규 사업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캐피탈과 연계한 자동차 리스 사업을 확대하는 등 금융업도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육성할 전망이다.
조현상 사장은 2006년 세계적 타이어 업체인 미국의 굿이어에 타이어코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 미주와 남미, 유럽에 있는 굿이어 타이어코드 공장 4곳을 인수하는 등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세계 1위 사업으로 성장시킨바 있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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