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올해 닻을 올린다.
KT가 참여하는 K뱅크는 네트워크, 빅데이터 등 통신 사업을 하며 쌓은 최첨단 기술을 금융업에 접목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식 인터넷기업의 수평적적인 조직문화를 도입해 기존 은행과 차별성을 둔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KT와 카카오는 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분 10%, 의결권 있는 지분 4%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은행법의 '은산분리' 규제에 발이 묶여 있다. 이를 완화하는 개정안이 나와 있지만 국회통과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이의 조속한 처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은 K뱅크는 이르면 이달 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1호'로 영업을 시작한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6일 본인가를 신청하고 상반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과 IT를 결합한 '핀테크' 서비스의 하나로 스마트폰 하나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해외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금융서비스다.
특히 신용도 등 여러 이유로 그동안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됐던 소비자들까지 이용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K뱅크는 IT를 극대화한 100% 비대면 종합은행에 도전한다. 24시간 어느 때에도 10분 내로 모바일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고, 이후 예금, 대출, 송금, 결제, 자산관리 등 기존 은행 서비스도 100% 비대면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카카오뱅크는 금융위 본인가가 나면 상반기에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본인가 신청에 앞서 이용우, 윤호영 공동대표를 선임했다. 기존 은행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행장' 이란 직책 대신 '대표이사'를 사용하기로 했다.
선임된 대표들은 일부러 프로필 사진도 ICT 기업의 자유롭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양복이 아닌 캐주얼 차림으로 촬영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임직원 호칭도 직급 없이 영어 이름을 쓰고 있다. 이는 임지훈 대표도 '지미'라고 부르는 카카오의 조직문화와 유사하다. 업무도 고정된 부서보다는 프로젝트 별로 수시로 만들어지는 그룹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 은행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선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며 "조직 시스템이나 인사 제도에도 이같은 기조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법 제도 정비 시급, 관련 법 국회 처리 속도내야
그러나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해도 반쪽자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 탓에 KT와 카카오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4%에 불과하다. 이 규제가 완화돼야 KT와 카카오는 추가 증자를 통해 최대 주주 등 안정적 지위 확보를 기반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K뱅크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안이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며 "자본금 2천500억원으로 출발한 K뱅크가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2~3년 내에 2천억~3천억원 정도 자본금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은행법 개정안 2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2건을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무위 법안소위가 심사한 은행법 개정안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총 4건이다.
여당 의원들이 낸 개정안은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까지로 늘리는 안을 뼈대로 한다. 야당 의원들이 낸 특례법은 산업자본의 지분을 34%까지 늘리는 대신 2019년까지만 적용한다거나, 5년마다 인가를 받아야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다만 정무위는 오는 11일 전체회의만 잡았을 뿐 아직 법안소위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이 소위가 열려서 은행법 개정안이 논의된다 하더라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게 정무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가 20일로 예정돼 있는데 이에 앞서 열고 계류된 법안을 심사해야 할 정무위 법안소위 일정은 잡지 못했다"며 "여기에 은산분리 완화 관련 법안은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서 법안소위 통과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규 서비스를 앞두고 관련 법 정비가 늦어지는 상황이어서 현안법에 대한 조속한 국회처리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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