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기자] 가입자 700만명 돌파가 예상되는 알뜰폰 시장의 마케팅 경쟁이 연 초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800만명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5% 선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우려도 만만찮다. 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할인 경쟁이 자칫 업계의 적자를 더 심화시켜 시장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677만명이다. 최근 3개월간 20만명가량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내달에는 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6천112만명을 기록했다. 이 중 알뜰폰 가입자는 11%로 전체 가입자 10명 중 1명이 알뜰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최근 알뜰폰 업체들은 이통 3사 대비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기존 데이터 요금제의 절반 수준 가격이나 기본요금을 '0원'에 가깝게 낮춘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지난해 알뜰폰 업체들에 대해 일종의 세금인 가입자당 전파사용료를 면제하고 이통사로부터 망을 빌리는 도매대가도 음성 14.6%, 데이터 18.6% 각각 인하했다. 그만큼 알뜰폰 업체들의 요금할인 여력이 더 커진 셈이다.
문제는 알뜰폰 업체들의 요금인하 경쟁이 가열될수록 수익성은 더 하락한다는 점. 알뜰폰 업체들의 가입자당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천870원가량으로 이통 3사의 채 30%가 안 된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 소비를 가능케 하는 LTE 서비스의 경우 지원 단말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알뜰폰은 이통 3사에 비해 LTE 스마트폰을 대량 주문하고 지원금을 지급할 여력이 안 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가령 출고가 40만원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1만명에게 지원금 10만원으로 지급하려면 단순계산으로만 50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기업 및 이통 3사 계열 알뜰폰 업체 정도를 제외하면 이만한 자본을 갖춘 업체는 드문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이나 갤럭시S7처럼 최신 프리미엄 단말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알뜰폰 업체들이 몇 군데나 되겠느냐"며 "최근 출시되는 알뜰폰 요금제 상당수가 중고 단말기나 자급제 이용자들 대상, 알뜰폰 업체 입장에서 단말기 수급 부담이 없는 유심(USIM) 요금제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는 현재 38개 업체가 경쟁 중이다. 이들이 출시한 요금제는 5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월 기본요금 수준, 음성통화량 및 데이터 제공량, 부가 서비스 등에서 별다른 차별성이 없어 중복되는 상품들도 상당수다.
알뜰폰 업계는 지난해 55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 점유율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3% 내외다. 그 때문에 지금처럼 더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방식의 출혈경쟁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퇴출 업체들이 발생할 경우 이미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들 입장에선 피해가 막심해진다"며 "더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쟁이 결국 서비스 질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 시장이 점차 포화상태를 맞는 만큼 최근 부상하는 사물인터넷(IoT)처럼 이동통신과 결합한 새로운 영역을 개발해야 한다"며 "정부의 추가 지원 등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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