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식품기업들이 동남아와 중동 등 할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많은 인구를 보유한 지역에서 몸값을 올려 내수 시장 침체를 극복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f2dfe4b2fbcf84.jpg)
SPC그룹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누사자야 테크파크에서 '파리바게뜨 조호르 생산센터' 준공식을 열었다. 그룹은 이 생산센터를 기반으로 동남아·중동 할랄 식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동남아 6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태국·브루나이·라오스에서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고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조호르 생산센터는 연면적 1만2900㎡(약 3630평) 규모로, 7개 생산라인을 갖춰 연간 최대 1억 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많은 800억원을 투자해 첨단 자동화 설비와 안전시설을 구축했다.
라면 업계도 할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자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을 비롯해 46개 제품에 할랄 인증을 받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농심은 2011년부터 부산공장 일부 생산라인을 할랄 전용으로 운영 중이다. 이슬람에서 금하는 동물성 성분을 대체하거나 할랄 도축 과정을 거친 원재료를 사용하는 등 일부 변경이 있지만,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은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동남아·중동 외에도 할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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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도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에서 할랄 인증을 받고 현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MUI 할랄은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 소속 기관에서 부여하는 인증으로, 국내 인증기관인 KMF보다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KMF 인증은 약 4개월이 소요되지만, MUI 인증은 통상 1년 정도 걸린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는 4월 인도네시아 유통 매대 입점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이 할랄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해외 매출을 확대해 내수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44%에 달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감소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9%로 상대적으로 낮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었다.
할랄 시장의 거대한 성장 가능성도 주요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 세계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2조달러(약 2883조원) 규모로, 이는 중국과 미국 식품 시장의 각각 1.6배, 1.7배에 달한다. 할랄 식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8년에는 3조2700억달러(약 47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시장 확장은 필수적인 전략이 됐다"며 "할랄 식품 시장에서는 매콤한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국내 라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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