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현대제철이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응해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25일 임직원을 상대로 한 담화문을 내고 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26~27일 예정된 총파업을 유보하고, 총파업 시기를 다음 달 초에 재논의하기로 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16d3fc6bf4e5a.jpg)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임금협상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부분·일시파업을 지속해 왔으며, 이에 따라 현대제철의 일부 공장 생산 라인이 중단된 바 있다.
인천·포항 공장은 지난달 21일 24시간 가동이 중단됐으며, 순천 공장은 총 16시간 가동을 멈췄다. 당진 공장 냉연 생산라인도 지난달 21일 24시간 동안 생산이 중단됐다.
사측은 24일 낮 12시부터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산세압연설비(PL/TCM)에 대해 부분 직장폐쇄를 실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사측은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의 노사분규로 냉연 부문에서 약 27만톤 가량의 생산 손실이 발생하고, 손실액은 2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직장폐쇄는 노동법에 따라 요건을 갖추면 사측이 취할 수 있는 합법적 행위로, 직장폐쇄 기간 임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노조는 총파업을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총파업을 하게되면 무노동, 무임금이기 때문에 조합원 전체에 타격이 있다"며 "현재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당진 하이스코지회에 기금을 조성해서 도와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금을 조성하는 지회는 인천, 포항, 당진 열연, 당진 하이스코 총 4개 지회다.
이날 서강현 사장은 담화문에서 "지금은 갈등을 심화시킬 때가 아니"라며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하나 되어 이 어려움을 헤쳐가야 할 절체절명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속히 단체교섭을 마무리하고,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헤쳐가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최근 몇 년간 철강산업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회사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최대한의 성과금을 제시했다. 이러한 심각한 경영 환경에서도 회사는 지난 19일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지급 여력을 넘어서는 성과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매출 감소와 직결되며, 이는 결국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한다"며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회사는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d56a2fdc86089.jpg)
현재 노사 협상에서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에 '기본급의 450%+1000만원'을 성과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현대차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성과급이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진 않았으나, 그룹사인 현대차의 '기본급 500%+1800만원' 등 수준에 맞춰 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473억원으로 흑자 상태였으나 이번 성과금을 적용하면 약 650억 적자로 전환된다며 그 이상 양보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앞서 현대차보다 현대제철의 실적이 좋았을 때는 현대차에 맞춰 성과급을 지급받았다"며 "항상 현대차를 기준으로 성과급이 정해져, 그로 인해 성과급이 적게 지급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이 바뀌면서, 회사는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적게 지급한다고 한다"며 "우리는 '그동안 해왔던 대로 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현대차를 기준으로 한 서열을 따라 성과급을 지급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관계자에 따르면 성과급 지급 기준에 정률화된 기준은 없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성과급은 전년도 경영 실적을 기준으로 경영 기여에 따라 지급된다"며 "2023년의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2024년 성과급이 책정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와의 협상은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구체적인 교섭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교섭을 위해 대화의 창구는 열어두고 있고 노조와의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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