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와 피규어AI가 잇따라 대량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로봇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생산에 대해 '상품성' 있는 로봇의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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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적으로 올해 중에 1만대의 옵티머스 로봇을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상황이 어렵다면) 수천대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제가 지금 제시하는 수치가 말도 안 되게 들릴 수 있지만"이라고 덧붙였지만, 로봇 업계에선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양산' 시대를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테슬라가 로봇을 전기차 공장 '기가팩토리'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또 로봇을 2만 달러(약 2900만원)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2022년 9월 휴머노이드 로봇 '범블비'를 시작으로 2023년 5월 '옵티머스 1세대(젠1)', 12월 '2세대(젠2)'를 공개했다.
범블비는 동작이 다소 투박했다면, 젠1은 손가락 마디마다 관절의 움직임이 섬세해졌고 젠2는 현장투입이 가능할 정도의 운동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12월에는 젠2가 테슬라의 전기차 공장 내부에서 배터리가 담긴 상자를 옮기는 장면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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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피규어AI도 오는 2029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10만대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브렛 애드콕 피규어AI CEO는 지난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에 "미국 최대 기업 중 한 곳과 두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며 "오는 2029년까지 10만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썼다.
피규어AI는 지난해 독일 BMW와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애드콕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생산과 공급을 위해 올해 제조, 인공지능(AI) 데이터 수집과 학습 향상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과거엔 로봇이 잘 뛰고 춤추는 데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더 싸게 품질 좋게 만들어 상품화할 수 있느냐에 주목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촉발한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경쟁에 업체들이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도 과거엔 뛰어난 운동성을 뽐내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엔 자동차 공장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로봇강아지 '스팟'이 대표 모델이다. 아틀라스는 계단 오르내리기, 점프, 공중제비돌기까지 가능해 현존하는 로봇 가운데 가장 뛰어난 운동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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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중국 유니트리로보틱스가 12일 온라인몰 징둥닷컴에 휴머노이드 로봇 2종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주문 시 60일 내 배송'을 조건으로 판매를 시작한 유니트리의 'H1'과 'G1'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용이다.
걷거나 뛰고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제품이라고 유니트리 측은 설명했다.
가격은 9만9000위안(약 2000만원)으로 판매 시작 후 얼마되지 않아 품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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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로봇미래추진단을 설립했고,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리서치 내 로봇연구센터는 전반적인 기술 확보,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 등 미래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하는 역할"이라면서도 "아직 초기 단계라 방향을 정하는 과정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에서 상업용을, LG전자에선 가정용과 산업용까지 로봇 제품을 준비 중이다. 연내 '큐나인' 로봇도 생산, 출시할 계획이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로봇 구매의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독 판매하는 방안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가정용까지 발전해나가는 과정이 수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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