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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2일 카카오 이사회에서 오간 말은?...'검찰 vs 변호인' 대립


28일 카카오 사외이사 증인 신문⋯김범수 위원장은 개인 사유로 불출석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에 관한 재판에서 2023년 2월 22일 당시 카카오 이사회 논의를 두고 검찰과 카카오 변호인단이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오래전부터 SM 인수를 계획해 온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실패)하려 했던 정황들이 이사회 회의에서도 드러났다고 주장했고 카카오 변호인단은 증인의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서울남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28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윤석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는 2023년 2월 22일 당시 이사회와 관련해 "SM 경영권 인수도 가능성은 있지만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법원에 낸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론이 나오지 않아 어떠한 것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판단에 따라 회사가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에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론이 중요한 갈림길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2020년 3월 카카오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2023년 3월 말부터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SM 경영권 인수에 중점 두고 논의" vs "확정된 것 없어 시나리오 설명"

앞서 2023년 2월 7일 카카오는 SM과의 사업협력 계약 체결을 발표했는데 이튿날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카카오의 지분 취득을 반대하며 SM을 상대로 법원에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후 하이브의 입장문(카카오-SM의 사업협력계약 비판, 2023년 2월 24일) 발표까지 이어지며 상황이 급변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2023년 2월 28일 장내매수를 통해 SM 주식 4.9%를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변호인단은 지분 경쟁 상황에서 공개 매수 기간 중의 장내매수는 정상적인 경영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당시의 매매 양태를 분석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올리고 고정하려는 움직임은 없었음을 주장해 왔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2023년 2월 22일 당시 이사회 회의록에 '(SM 주가를) 13~14만원으로 '저스티파이' 시킬 수 있는지 이슈가 있을 것 같다' 등이 언급된 윤 교수의 발언을 제시하며 "카카오에서 이 가격으로 SM을 인수하겠다고 이야기한 게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그간 카카오 변호인단의 주장과 달리 이사회 회의가 진행됐던 당시는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기간이었고 SM 주가를 시세보다 높게 올려 하이브의 공개매수(12만원)를 방해하려 한 정황이라는 취지의 주장인 것이다.

검찰 측은 "증인(윤 교수)은 '승자의 저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SM을 인수할 때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캐물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당시 이사회에서 카카오가 어떤 대응을 한다, 안 한다와 같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고 향후 시나리오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을 한 자리였다"며 "하이브와의 다툼으로 SM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생기는 데 대한 (카카오의) 자금 부담 증가, 이것이 회사 경영에 미칠 수 있는 문제 등 당연한 질문들을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우려에도 카카오 이사회서 'SM 공개매수 진행' 만장일치로 가결⋯왜?

당시에는 카카오가 '문어발 확장'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컸던 이사회에서도 SM 관련 사안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윤 교수는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는 경우에도 공개매수를 진행하게 되면 SM 경영권을 위해 (하이브와) 싸우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SM의 IP를 잘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카카오와 하이브의 분쟁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면) SM의 IP(아티스트)가 회사를 떠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점 등도 고려해 여러 질문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행 과정에 있어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잘 진행해 달라고 김기홍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당부하기도 했다"고 했다.

결국 2023년 3월 6일 이사회에서 카카오는 SM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사실상 윤 교수도 찬성을 한 것이다. 카카오측 변호인단은 그 이유를 물었고 윤 교수는 "하이브가 SM을 가져갈 경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방어적인 측면에서 공개매수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회사 측에서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15만원으로 공개매수를 해도 100%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던 데다 공개매수를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따져봤을 때도 공개매수를 해보는 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의견이 기울었던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후에는 카카오 본사가 아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SM) 지분이 어떤 식으로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던 점이 카카오 주주에게도 나쁜 결정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개인 사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다음 공판은 3월 14일로 예정돼 있다.

/정유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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