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지 10년을 맞은 홈플러스가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전국 곳곳에서 매장을 폐점하며 몸집을 줄여왔으나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회생절차 신청과는 별개로 홈플러스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최두호 박소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비공개로 대표자 심문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생신청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며 비롯됐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이익 창출력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신용평가 기준 A3는 '적기상환가능성은 일정수준 인정되지만, 단기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자금을 충당했다.
이후 MBK는 홈플러스를 경영하며 점포 20여개를 팔아 빚 4조원가량을 갚아왔지만, 내수 경기 침체와 이커머스 성장 등으로 2022년 2월로 끝나는 회계연도부터 지난해 2월까지 3년 연속 1000억~2000억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된다.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지난 1월 31일 직전 12개월 기준 2374억원으로 흑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생 결정으로 금융채권 등이 유예되면 금융부담이 줄어들어 향후 현금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잔여 계약기간 모든 임차료를 계상한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금융부채가 약 2조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은 4조7000억 수준으로, 회생 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 조정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월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많은 개선사항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금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구매 채널의 온라인 이동, 쿠팡과 C-커머스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등 삼각 파고에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영업 실적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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