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는 24일 세 자녀 이상 둔 직원의 경우 정년 후에도 재고용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세 자녀를 둔 직원이라면 정년을 채운 나이더라도 양육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 차원의 다자녀 가정 지원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세 자녀 이상 직원의 정년 후 재고용 제도 신설을 포함한 '2023·24·25년 임금·단체협약 주요 잠정 합의안'을 발표했다.
노사는 지난 18~23일 6일간 집중교섭을 진행해 2023~2025년도 임단협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노조는 이날 대의원을 대상으로 집중교섭안 설명회를 진행하고,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조합원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세 자녀 이상 직원 정년 후 재고용 제도화는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가 최초로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공기업의 경우 다자녀를 둔 직원의 '특진'(특별승진)을 실시하는 사례가 있긴하나, 민간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다자녀 가정 지원 방안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자녀 가정을 꾸린 부모의 경제 활동을 돕는 민간 차원의 해결 방안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 자녀 정도를 키우다 보면 부모가 상대적으로 고령일 때도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민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가 이런 제도를 처음으로 시작한다는 점이 아주 의미있다"며 "세 번째 자녀를 출산하면 장려금을 주는 기업들이 있지 않느냐. 이런 부분이 실질적으로도 큰 효과를 낸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노조는 이 외에도 △임금 총인상률 5.1%(베이스업 3.0%, 평균 성과인상률 2.1%) △삼성전자 보통주 30주(약 170만원 상당, 매도 제한 기간 없음)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지급 △성과급 제도 개선 노사공동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합의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받게 될 보통주 30주는 회사가 오는 5월16일까지 사들일 자사주 가운데 약 5000억원어치에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제도 개선 노사공동 TF는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해부터 사측에 강하게 요구해온 항목이다. 노조는 "성과급제도(OPI, TAI)의 문제점을 노사가 함께 연구하고 개선해 반기별 개선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 교섭위원과 집행부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화성, 기흥, 평택, 수원, 광주, 구미, 천안, 온양 등 전국 사업장을 찾아 잠정합의안을 설명하고 투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