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미국 정부가 이란 원유 수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반사 이익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이란 의존도가 높은 중국 원유 공급망에 타격이 가게 돼 가격 경쟁력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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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최대 수위 압박을 실행한다는 정책에 서명했다. 특히 각서에는 대(對)중국 수출을 포함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드는 조치가 담겼다.
해당 조치엔 이란이 중국에 원유를 수출할 때 관여하는 금융회사도 제재하기로 하는 내용도 담기는 등 지난 트럼프 1기 정부 당시와 동일하게 전방위적인 제재라는 분석이다. 이란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봉쇄하고 핵무기 등 군사력 증강에 드는 비용을 사실상 옥죄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에게는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이 매일 수입하는 원유 1110만 배럴 중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는 약 35%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산 원유의 경우 가격 벤치마크인 두바이유보다 크게는 배럴당 20달러 가량 싸다.
미국의 제재가 발효되면 중국 역시 우회 원유 수입처를 찾으면서 정유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 국내 정유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게된다는 것이다. 그간 국내 정유 기업들은 중국의 값 싼 원유 공급망 탓에 가격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 했다.
특히 정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정제마진 역시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의 실적을 가르는 핵심 수치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수송비 등 비용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 분기점으로 보는데 염가에 들여오던 중국의 원가 부담이 늘어나면 정제마진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달 넷째주 배럴당 0.6달러였지만, 이달 둘째주엔 3.5달러로 상승추세에 있다. 정유업계에선 조만간 손익 분기점인 4~5달러 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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