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성비네"⋯다이소 '초저가' 건기식 구매자 반응 [현장]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이 정도로 저렴한 건강기능식품은 일본에서도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27일 오후 서울시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 5층에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둘러보던 30대 A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도쿄에서 6년간 생활하며 대학 시절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 돈키호테(할인잡화점 브랜드)는 상품이 질서 없이 진열돼 있어 원하는 물건을 찾는데 꽤 어려운 구조"라면서 "다이소는 건기식 코너를 눈에 띄게 배치해 편리하고, 가격까지 저렴해 요즘 고물가 상황에서 구매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다이소가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영양제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을 저가로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다이소는 향후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입점 브랜드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판매 중인 건기식은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의 제품 35종으로, 종합 비타민제부터 뼈·관절 기능에 도움이 되는 칼슘제, 루테인 성분을 함유한 눈 영양제, 체중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르시니아, 혈류 개선을 위한 오메가3 등이다. 종근당건강도 이르면 내달부터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가격이다.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에 따라 3000~5000원으로 책정됐다. 기존에 약국이나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을 통해 2만~3만원 대에 구매하던 건기식을 최대 10분의 1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을 현저히 낮아진 이유는 제약사들이 포장 용량과 일부 성분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기존 건기식 제품이 3~6개월 분량이라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1개월분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1년간 원료 선정부터 생산까지 철저히 관리하며 불필요한 성분을 줄이고, 기능성에 집중했다.

실제로 대웅제약이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밀크씨슬과 기존 제품 '밀크씨슬 에너씨슬 베이직(이하 에너씨슬)'을 비교한 결과, △실리마린 △비타민B1 △비타민B2 등 주요 성분은 함량은 동일했다. 다만 포함 성분 중 비오틴은 다이소용 제품에는 30µg 함유돼 있으나, 에너씨슬은 35µg로 약간 높았다. 비타민B12 함량은 다이소용 제품이 2.4µg, 에너씨슬은 35µg로 14배 가량 차이가 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품질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만큼, 일반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와는 달리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제약사들은 다이소 입점 제품의 안정성은 기존의 제품과 같다고 강조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비타민C는 영국산, rTG 오메가3는 노르웨이산, 블랙마카는 페루산 등 엄선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우수제조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은 제조 시설에서 생산해 믿을 수 있는 품질"이라고 말했다.

한편, 약국가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약사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약국이 다이소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고, 경쟁이 심화될 경우 결국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약사단체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다이소의 건기식 가격은 그동안 제약사가 약국에 공급했던 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상상도 못 했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이번 다이소 판매가 약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건기식은 이미 온라인과 올리브영 같은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으며, 약국 전체 평균 매출에서 건기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4% 안팎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