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21일 열린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당일 국회의원들을 본청에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특전사 관계자들의 입에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에서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한 것'이라는 등 수차례 이같은 사실을 부인해온 바 있다.
![안규백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f815d9de1a0cf.jpg)
이날 열린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12월 4일 새벽) 0시 50분에서 1시 사이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보안폰으로 (저에게) 전화를 했다"며 "화상회의를 했는데, 대통령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다. 필요하면 전기라도 끊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인 차 '대통령이 국회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 필요하면 전기를 끊으라고 한 지시를 곽 사령관이 이 여단장에게 전달한 것이냐'고 묻자, 이 여단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 여단장은 "군인은 상관의 중요한 지시를 받으면 기계적으로 복명복창하게 돼 있다"며 "제가 복명복창해서 (곽 전 사령관에게)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단 말씀이신가'라고 다시 물어봤고, (곽 전 사령관이) 주저하는 듯한 목소리로 '응'이라고 하고 끊었다"고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이 여단장은 오후 질의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 그는 "곽 전 사령관이 비화폰으로 직접 (제게) 구두로 말했다"며 "제가 (곽 전 사령관에게) 정확히 들은 것은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고, (곽 전 사령관이) 잠깐 뜸을 들인 후 필요하면 전자(전기)도 끊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여단장과 차량에 동승했던 안효영 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중령)도 '이 단장의 진술이 사실이냐'는 백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며 "문맥상 맞고, 정확한 단어는 기억 못하지만 대통령 지시라는 것은 기억한다"고 이 여단장의 말에 힘을 실었다.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에게 최초 지시를 전달받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곽 전 사령관과 지휘통제실에 함께 있었다는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은 "곽 전 사령관이 조금 긴장하면서 받는 전화가 있어 옆에 있는 간부(특전사 주임원사)에게 물어봤는데, '코드 원(대통령 지칭)'이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 부대장은 "(곽 전 사령관이) 다른 전화보다는 조금 경직된 모습으로 전화를 받았던 것 같다"며 "곽 전 사령관이 '예 예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남기동 특전사 감찰실장도 당시 곽 전 사령관이 전화를 받으며 경례했는데, 특전사 경례 구호인 '단결'이 아닌, 당황을 했던지 '충성'이라고 한 것 같다"며 "상급자로, 장관 혹은 그 이상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방위원회에 이어 케이블타이를 갖고 나와 '계엄 당일 국회에 출동한 707 특수임무단이 문 봉쇄용이 아닌 '사람 포박용 케이블타이'를 휴대했다'는 주장을 재차 폈다. 김현태 707 특임단장이 계엄 직후 국회에 나와 케이블타이 용도를 '인원 포박용'이라고 했던 것과 달리, 지난 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문 봉쇄용'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이에 청문회에 출석한 이성훈 707 특임단 작전관은 "(박 의원이 갖고 나온 것은) 포박용이 맞다"면서도 "현장에 출동할 때는 대형 재생 케이블타이(사물 고정용)와 포박용 케이블타이 2가지를 개인 마다 다르게 휴대한다"고 밝혔다. 이 작전관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김 단장이 두 케이블타이를 서로 혼동해 말했을 가능성에 대해 묻자 "제가 당시 현장에 없어 말씀드리기 제한된다"고 했다.
/유범열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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