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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은 중도보수당"…비명계 "본인 대선 승리만 다냐"


"당 정체성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
"팬덤 기반한 사당화 현상 보여주는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가 19일 이재명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선거 전략으론 유용하지만, 당의 정체성은 지켜야 한다는 취지다.

비명계 인사들은 이날 "정당의 노선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이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이념적 가치를 '중도·보수'라고 주장한 것은 '월권'이라는 주장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으로서, 이들은 민주당을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강령에도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토론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며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며 민주당을 이끌고 지지해 온 우리 당원과 지지자의 마음은 어떻겠나"고 했다.

박광온 전 의원도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하는 것은 선거 전략으로 유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당장의 전략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노선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이라고 거들었다.

박 전 의원은 "당의 노선은 국민과 한 약속이자 신뢰의 문제"라면서 "감세를 비롯한 신성장주의 태도는 청년과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허탈함과 박탈감을 주고 있고, 중도·보수 정당 표방은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민주당은 지켜온 가치·노선·비전으로 국민의 공감을 확산해 나가야 한다"며 "진보·개혁 노선을 지키면서 국민의 사회 대개혁 요구를 수렴하고, 건강한 보수 아젠다를 포용하고 확장하는 것이 국민이 기대하는 민주당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부겸 전 총리(왼쪽 두번째), 김두관 전 의원(맨 오른쪽), 박용진 전 의원(맨 왼쪽)이 지난 18일 경기 광명시 KTX 광명역에서 열린 비명계 인사들 모임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에서 양기대 포럼 이사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5.2.18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당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사당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동근 전 의원은 "당대표가 당내 민주적 토론과 숙의 과정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민주당을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놀랍다"며 "어떤 토론 없이 정체성을 바꾸는 것은 당의 비민주성과 사당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고, 정당의 전통·역사·규범을 무시하는 '몰역사성'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정체성을 가볍게 언급하는 것은 이 대표의 가벼운 처신에 기인한다고 보인다"며 "근본적으로는 한국 정당이 정체성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팬덤에 기반한 사당 세력끼리 사생결단을 하는 정치 현상 때문"이라고 했다.

양기대 전 의원 역시 비판에 동참했다. 그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해온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이어서 제 귀를 의심했다"며 "(정체성이) 하루아침에 당대표 한 사람의 말 한마디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양 전 의원은 "이 대표는 마치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민주당의 정체성을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본인에게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생존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민주당이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고, 그저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향이라면 어떤 말도 할 수 있고, 어떤 가치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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