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납치당한다고 오해해 달리는 택시에서 투신, 뒤따라오던 차량에 숨진 여대생 사건과 관련해 택시기사와 운전자가 모두 무죄를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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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A씨와 SUV 차량 운전자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3월 4일 경북 포항시 한 거리에서 여대생 C씨를 태웠다. 이후 C씨는 A씨가 몰던 택시가 자신의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이 납치당한다고 오인했다. 결국 C씨는 91㎞/h로 달리던 택시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가 B씨가 몰던 SUV차량에 치여 숨졌다.
당시 청력이 좋지 않았던 A씨는 "S대로 가달라"는 C씨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해 "한동대요?"라고 되물었고 이에 C씨는 "네"라고 대답했다. 이후 목적지가 아닌 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한 C씨는 "이쪽 길 맞죠 기사님?"이라고 물었으나 A씨는 이를 듣지 못해 그대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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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C씨는 자신이 납치당하고 있다고 오해해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택시기사를 하면서 청력 관리를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B씨에 대해서는 과속 및 전방 주시 의무 위반으로 기소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두 사람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C씨의 목적지를 한동대 기숙사로 인식했으나 해당 학교로 향하는 통상의 도로로 택시를 운행했다. C씨가 겁을 먹고 자동차 전용도로를 주행하는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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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에 대해서도 "야간에 도로에 떨어진 C씨를 발견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제한속도를 지켜 주행했더라도 회피 가능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토대로 B씨가 C씨를 미리 발견해 사고를 회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역시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A씨 과실 등을 인정되나 이러한 점 때문에 C씨가 택시에서 뛰어내린 결과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 판결을 최종 확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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