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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춘추좌씨전'의 조선판 규장각본 완역 역주본 출간


동양학·한문학 교육 '유도회(儒道會)' 소속 3인, 23년간 고군분투 끝 완성
공자 '춘추'의 모범설명 '춘추좌씨전' 조선판 목판본인 규장각본 전체 번역

[아이뉴스24 소민호 기자] 승자와 패자도 아닌, 특정 국가나 사람 혹은 이익도 아닌, 오로지 올바른 도리를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동양 역사 기술의 표본이 된 공자의 '춘추(春秋)'에 대해 조선시대 학자들이 재구성한 'K-해설서'의 국내 첫 완역본이 출간됐다.

공자의 '춘추(春秋)'에 대해 조선시대 학자들이 재구성한 'K-해설서'의 국내 첫 완역본이 출간됐다. [사진=학고방 출판사]

총 3책으로 이뤄진 '역주 규장각본 춘추좌씨전(譯注 奎章閣本 春秋左氏傳, 출판사 학고방)'은 국내 동양학 및 한국학 인재 양성 기관인 사단법인 유도회(儒道會) 소속 학자 3인(김경태・박찬규・윤종배)이 23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춘추에 대한 조선시대 버전 해설서인 '춘추좌씨전 규장각본'의 원본 내용을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빠뜨리지 않고 다 넣어 번역한 완역본은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역사나 정치와 관련해 종종 '춘추대의(春秋大義)'라는 말이 쓰인다. 사서오경(四書五經), 그 가운데서도 오경(五經) 중 하나인 '춘추(春秋)'와 이에 대한 서술본에 해당하는 '춘추좌씨전'의 역사인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가치의 기준(대의, 大義)에 따라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른 역사 기술 방식은 '춘추필법(春秋筆法)'이라고도 한다. 이는 현재까지 동양 역사 기술 방식의 표준이며, 세계 역사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사마천이 '사기(史記)'를 기술할 때도 춘추필법을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너무 압축적이어서 그 뜻을 쉽게 헤아리기 어려운 '춘추'의 경문(經文)에 대해 공자의 제자인 좌구명(左丘明)이 주석에 해당하는 전문(傳文), 일종의 해설을 한 것이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이다. 이후 이에 대해 두예(杜預, 晉), 육덕명(陸德明, 唐), 임요수(林堯叟, 宋) 등이 주석 등을 단 여러 해설 및 판본들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번역서의 저본이 된 '춘추좌씨전 규장각본'은 정조21년(1797년) 당시 규장각에서 편찬된 것으로, 조선시대 학자들의 시각에 의해 다시 정리된 해설서라는 점에서 역사적, 학문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춘추좌씨전 규장각본은 기존 춘추좌씨전 풀이의 전범(典範)으로 여겨지던 두예의 '춘추좌씨경전집해(春秋左氏經傳集解)'를 당시 규장각 학자들의 견해에 따라 가감하여 해설로 넣고,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춘추'의 원문인 경문(經文)과 '춘추좌씨전'의 전문(傳文), 두예의 해설 중 일부인 주해(註解) 등을 모두 분리하지 않고 바로 이어지도록 편집함으로써 내용적 통일성과 의미 전달 측면에서 굉장히 혁신적인 판본이다.

이런 측면에서 동양 고전(古典)이나 역사, 한문학 등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춘추좌씨전 규장각본은 매우 중요한 학문적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해당 분야에서 대학원 학위 논문 작성이나 공부를 하는 과정에 있어 '춘추'에 대한 이해나 인용은 필수적이다. 그러다 보니 학계에서는 왜곡을 최소화하고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번역본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이번 번역본을 출간한 김경태・박찬규・윤종배 3인은 "한문학을 오래 공부해 왔던 학자로서, 후배들이 좀 더 춘추 및 춘추좌씨전과 해설, 그리고 이에 대한 조선시대 학자들의 생각이 담긴 규장각본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 작업을 시작하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번역 작업은 지난 2002년 유도회 교수로 있던 고(故) 지산(地山) 장재한(張在釬) 선생의 지도하에 시작됐으며, 2014년 초벌 번역 마무리 후 김경태・박찬규・윤종배가 지난한 교열 작업을 거쳐 올해 초 작업을 완수했다. 지난 1968년 창립된 사단법인 유도회(儒道會)는 동양학 및 한국학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심의 전문적인 한문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단체로, 1982년에는 부설 기관으로 한문연수원을 설립해 고전 연구와 번역 인재를 양성해 왔다.

/소민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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