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민주당의 미국 상·하원 탈환으로 국내 자동차·조선·방산업계의 대미 사업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자동차업계는 의회의 관세정책 견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대통령의 통상 권한이 유지되는 만큼 당장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관세가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선업은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대한 양당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협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업계는 국방예산 증액 폭과 개별 무기체계의 시험평가·구매예산 확보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c86e6f74c54b4.jpg)
5일 산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업종과 개별 사업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자동차업체에는 관세정책과 현지 생산 지원이, 함정·무기 사업에 진출한 조선·방산업체에는 사업별 예산 배정과 계약 이행 일정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새로 선출된 의원들의 임기는 내년 1월 3일 시작된다. 올해 말까지는 기존 의회가 예산과 법안을 심의하는 만큼 연말 협상 결과와 새 의회의 정책 방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자동차, 의회 견제에도 관세 부담 지속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2e8bf697bb2d3.jpg)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되찾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감시는 강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원회를 통해 청문회와 조사를 열고 관세의 물가·산업 영향을 점검할 수 있다. 예산 심사 과정에서 행정부에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15% 관세가 단기간에 낮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의회는 그동안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에 따른 통상 권한을 행정부에 폭넓게 위임해 왔다. 민주당이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로이터는 민주당이 관세정책을 조사하고 쟁점화할 영향력은 확보했지만 관세 철회나 대통령 권한 축소에는 거부권이라는 장벽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코트라도 '202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의회 예산·감독 권한을 확보했지만 기존 관세 부담이 단기간에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동차 관세를 둘러싼 이해관계는 엇갈릴 수 있다. 자동차 산업 비중이 큰 미시간주 등의 의원들은 수입차 관세를 소비자 부담으로 보는 동시에 지역 내 완성차·부품산업을 보호할 수단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ab7a20981a501.jpg)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할 차량을 어디에서 생산하느냐는 여전히 수익성을 가르는 변수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약 4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하이브리드 엔진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포함한 파워트레인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투싼 하이브리드를 현지에서도 만들고 싼타페 EREV 생산 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최종 조립한 차량은 완성차 수입 관세를 피할 수 있어 현지 생산 확대가 당장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수단이 된다.
민주당의 의회 견제가 실제 관세 조정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자동차업계는 관세 인하보다 현지 생산 확대와 부품 조달 다변화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조선, 협력 기조 유지…후속함 계약이 관건
조선업계에서는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해도 한미 조선 협력 구상인 ‘마스가’(MASGA)의 큰 방향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상선대와 조선산업 기반을 재건하고 해군 함정의 건조·정비 지연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공화·민주 양당의 이해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a5403f04512b7.jpg)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SHIPS for America Act'도 양당 의원들이 함께 추진해 왔다. 코트라는 조선과 반도체, 전력 인프라를 민주당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서 초당적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꼽았다.
다만 정책적 협력 기조가 유지되는 것과 국내 조선사의 실적에 실제 반영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미국 정부가 관련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고 개별 함정의 건조·정비 계약을 발주해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11dafc4cb1573.jpg)
미국 현지에 조선소를 둔 한화는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넘어 건조 일감도 확보했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미 해군 중형상륙함(LSM) 사업의 선박건조관리를 맡은 토트서비스로부터 함정 1척 건조 사업을 2억6900만달러에 수주했다. 계약에는 같은 함정 3척을 추가로 건조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미 해군의 원계약자는 토트서비스이며 한화디펜스USA는 건조사로 참여한다. 실제 건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한화필리조선소가 맡으며 2027년 4분기 착공할 예정이다.
한화가 2024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처음 확보한 미 해군 함정 건조 계약이다.
국내 조선소에는 미 해군 MRO 물량이 얼마나 확대되는지가, 필리조선소에는 첫 함정을 일정과 예산에 맞춰 건조해 추가 3척의 옵션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향후 실적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방산, 美 진출 사업은 시험평가·예산이 변수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방산업체에는 개별 무기 사업의 시험평가 결과와 구매예산 확보 여부가 중요해졌다. 민주당의 의회 탈환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국방비 증액안과 신규 무기 사업에 대한 심사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방산주는 중간선거 직후 국방비 증액 기대가 낮아지며 약세를 보였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이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1조5000억달러보다 하원이 제시한 약 1조1500억달러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 국방비가 일괄적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보다는 당초 기대했던 증액 규모와 사업별 배분이 조정될 수 있다는 뜻에 가깝다. 미사일 재고 보충과 방공망, 해군 함정 등 양당이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업은 우선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e26e53999cf88.jpg)
국내 방산업 전체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낮고 유럽의 자체 방위력 강화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산 무기의 인도 지연이 길어지면 한국 업체가 대체 공급자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유진투자증권은 미사일 재고 보충과 방공망 확충을 초당적 지지가 확인되는 분야로 꼽았다. 미국의 예산 협상이 길어지더라도 무기 수요와 개별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차륜형 자주포는 미 육군의 후속 도입 결정이 남아 있다. 한화는 지난 8월 기동전술화포 시제품 공급 계약을 맺고 10월 첫 시제품을 납품했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12일 미 육군이 'XM1776' 시제품 총 9대를 주문했으며 추가 9대의 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시제품 공급 이후 사업 확대 규모는 미 육군의 시험평가 결과와 후속 도입 결정, 구매 예산 확보에 달려 있다.
결국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 자동차업계에는 대통령의 관세 권한과 현지 생산 확대가 조선·방산업계에는 초당적 협력 기조보다 개별 사업의 예산과 계약 이행 여부가 실질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대성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