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3년이 걸렸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과징금 637억1000만원을 부과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지난달 28일 최종 의결이 이뤄졌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시행한 한국이 첫 제재를 확정하는 데 무려 3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방미통위의 전신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미 2023년 10월 구글과 애플의 위법행위를 확인하고 최대 6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사전 통지했다. 두 기업이 제3자 결제에 26%의 수수료와 불합리한 조건을 부과해 사실상 자사 인앱결제를 강제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최종 처분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방통위는 2017년 12월 이통3사의 불법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시정조치안을 통보한 뒤 47일 만에 506억39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3년 공백의 원인은 정치적 파행이었다. 2023년 12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사퇴했다. 이듬해 7월 김홍일 전 위원장도 탄핵소추 추진 과정에서 물러났다. 같은 달 취임한 이진숙 전 위원장은 사흘 만에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다. 지난해 10월 방미통위가 새로 출범한 뒤에도 위원 인선이 지연됐다. 올해 4월에야 의결 정족수를 확보했다.
문제는 과징금 부과만 늦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종 의결이 미뤄지면서 두 기업에 불합리한 결제 조건을 개선하도록 명령하는 조치도 내려지지 못했다. 개발사들의 결제방식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을 만들어 놓고도 정작 이를 집행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이 나와야 한다. 위원 추천과 임명에 명확한 기한을 두거나 위원 공백이 장기화할 때를 대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 장기 미처리 안건의 처리 현황과 지연 사유를 공개하는 것 등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이 위원 인선을 놓고 다투더라도 규제기관의 법 집행까지 멈추는 일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서효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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