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효경 기자] 정부가 국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허가 일괄처리 특례를 담은 특별법 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정 규모 이상 시설의 신·증설에 지방자치단체장 허가를 추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민 수용성을 높인다는 취지이지만, AI 인프라 구축 속도를 내겠다는 특별법에 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AIDC '신속 구축' 특별법 시행 넉달 전…정부, 지자체장 허가 신설안.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23f77846fcc806.jpg)
특별법은 인허가 속도전⋯개정안은 '새 허가권'
2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 등 10명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AI 데이터센터를 신축하거나 운영 중인 시설을 대규모로 확장할 때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허가권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협의해야 하며, 사업 계획을 주변 주민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주거·교육 등 생활환경 영향과 재난 관리 기준 등을 검토해 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기존 건축 허가와 별개로 일정 규모 이상 AI 데이터센터의 신·증설에 대한 지자체장 허가를 새롭게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3월 10일 시행을 앞둔 현행 특별법은 AI 데이터센터를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 보고, 구축·운영 지원과 관련 산업 육성,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국가 지원체계를 마련한 법이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과기정통부에 인허가 일괄처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자체장의 건축 허가 등 기존 인허가 자체를 면제한 것은 아니며, 인허가 일괄처리 외에도 비수도권 시설의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와 AI 데이터센터 특구 지정·지원 등이 포함됐다. 전력·입지·행정 절차의 병목을 줄이고 AI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는 것이 골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도 건물을 짓는 만큼 기존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번 법안은 그와 별도의 새로운 허가권을 신설하는 내용"이라며 "새 규제권을 만드는 사안인 만큼 국회에서 꼼꼼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영등포 민원서 출발⋯'대규모' 기준은 공란
채 의원실은 서울 영등포갑 일대 등 일부 지역 데이터센터 밀집과 주민 민원이 법안 발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는 현재 데이터센터 4곳이 운영 중이고, 9곳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며, 학교와 맞닿은 부지에 들어서는 사례도 있다.
채 의원실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주거 밀집지나 학교 인근처럼 지역 여건이 특수한 곳은 주민 안전과 생활환경을 함께 고려할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특별법상 주민 의견수렴 기준·절차 마련이 임의 규정에 그쳐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허가제의 적용 대상인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넘겨져 있다. 영등포 등 일부 지역에서 문제로 제기된 시설들이 새 허가제 적용 대상에 들어갈지, 혹은 다른 지역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제도로 작동할지는 향후 기준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주민 수용성 확보 취지와 별개로 새 허가 절차를 도입하려면 적용 대상 규모와 심사 기준, 주민 의견수렴 방식, 처리기한이 함께 명확해야 한다"며 "기준 없이 절차만 추가되면 사업 검토와 구축 일정의 불확실성이 커져 사업자에게 또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AI 3대 강국 전략의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새 허가제가 특별법의 인허가 신속화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최효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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