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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팰리세이드 9만대 ABS 무상수리⋯美보다 11개월 늦어


국내 판매 9만2078대 ESC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美선 2023년부터 "차 안 섰다" 신고 이어지고 집단소송까지
현대차 “제동거리 영향 없어 리콜 아닌 무상수리”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현대자동차가 구형 팰리세이드 9만2000여대를 대상으로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 관련 무상수리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동일한 소프트웨어 개선 캠페인을 시작한 지 약 11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요철로에서 ABS가 예상보다 민감하게 작동한다는 사례가 북미에서 주로 접수돼 현지 모델부터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른 지역 판매 차량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내 모델에도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우스' 갤러리에 전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 [사진=김종성 기자]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우스' 갤러리에 전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 [사진=김종성 기자]

4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14일부터 팰리세이드(LX2 PE) 9만2078대를 무상수리하고 있다. 대상은 2021년 9월29일부터 2024년 12월19일까지 생산된 차량이다. LX2 PE는 구형 팰리세이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자동차리콜센터에 게시된 고객통지문에는 무상수리 사유가 ‘ABS 튜닝값 검증 미흡’으로 기재됐다. 이로 인해 요철로를 주행할 때 ABS가 민감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ABS는 급제동하거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바퀴가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동 압력을 반복적으로 조절하는 장치다. 이번 조치는 ABS가 개입하는 조건과 정도를 조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리는 차량자세제어장치(ESC)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상 작업 시간은 약 20분이며 현대차 직영 하이테크센터와 블루핸즈에서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우스' 갤러리에 전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 [사진=김종성 기자]
현대차 미국 팰리세이드 소유주 안내문. [사진=현대차]

미국에서는 같은 내용의 서비스 캠페인이 지난해 11월 먼저 시작됐다.

현대차 미국법인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딜러 통지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4일 ABS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서비스 캠페인 ‘9C8’이 시작됐다.

대상은 2022년 5월13일부터 2025년 6월16일까지 생산된 2023~2025년형 팰리세이드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정비 지침에는 대상 모델이 ‘LX2 PE’로 표시돼 있다.

미국 기술문서는 요철이나 돌출부가 있는 노면에서 제동할 때 브레이크 페달 또는 운전대에 진동이 발생하고 ABS에서 소음이 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제동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명시했다.

국내외 대상 차량은 모두 한국에서 최종 조립됐으며 차대번호상 생산공장은 울산으로 확인된다.

생산기간이 다른 것은 시장별 양산·판매 일정의 차이 때문이다. 현대차는 LX2 PE 모델 전체를 대상으로 하되 지역별 생산 시작과 종료 시점이 달라 대상 기간에도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우스' 갤러리에 전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 [사진=김종성 기자]
현대차 국내 고객통지문.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국내 조치가 미국보다 늦어진 배경으로 지역별 사례 접수 시점의 차이를 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요철로 등을 저속으로 주행하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ABS가 생각보다 민감하게 작동해 일부 고객이 불편을 느낄 수 있어 이를 개선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사례가 북미에서 주로 접수돼 북미 판매 모델부터 점검했다"며 "이후 북미 이외 지역 모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확인했고 국내에서도 동일한 캠페인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로 진행한 데 대해서는 안전상 결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ABS 개입 여부가 제동거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미국에서도 NHTSA와 협의를 거쳐 서비스 캠페인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국내와 미국의 고객 안내 내용에는 일부 차이가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대상 차량 소유주에게 우편으로 캠페인을 알리고, 동일 증상으로 과거 수리비를 지출한 고객은 환급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국내 고객통지문에는 별도의 수리비 환급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서 같은 증상으로 비용을 내고 수리한 사례가 있었는지와 별도 보상 절차가 필요한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우스' 갤러리에 전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 [사진=김종성 기자]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아이뉴스24 DB]

한편 미국에서는 서비스 캠페인 시행 약 6개월 전 팰리세이드 소유주들이 제동 결함을 주장하는 집단소송도 제기했다.

미국 법원 기록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소유주들은 지난해 5월9일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현대차 미국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대상은 2023~2025년형 팰리세이드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ABS 또는 구동력 제어 시스템이 바퀴 속도를 잘못 계산해 제동거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ABS가 민감하게 개입하더라도 제동거리에는 영향이 없다는 현대차 측 설명과 배치된다. 다만 원고 측 주장은 법원의 판단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해당 소송의 심리는 관련 항소 사건의 결론을 기다리기 위해 중단된 상태다. 법원이 팰리세이드의 제동 결함 유무나 현대차의 책임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향후 쟁점은 국내외 차량에서 나타난 현상이 운전자의 불편에 그치는지, 실제 제동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지다. 같은 차종에 동일한 소프트웨어 조치가 적용된 만큼 현대차가 지역별 캠페인 시점의 차이와 안전성 판단 근거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할지도 주목된다.

/홍성효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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