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7c5c5b52ed213a.jpg)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손해보험사의 치매·장기간병보험 판매가 크게 늘면서 향후 보험금 지급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간병 수요 증가로 신계약 확보 경쟁이 활발해졌지만 장기간 보장이 필요한 상품 특성상 미래 손해율 관리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전체 손해보험사가 치매·장기간병보험(표준형·무저해지형)으로 지급한 보험금은 7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간병인 일당·간병비 지원 등 치매·장기간병보험 마케팅이 본격화한 2023년(662억원) 1~7월 대비 12.8% 증가한 수치다.
초고령화로 중장년층이나 자녀 세대가 미래 노인질환·간병 부담에 대비해 관련 보험에 가입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는 치매 보험을 비롯해 간병인을 파견하는 간병인 보험, 간병인의 일당을 부담하는 간병비 보험이 포함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손해보험사의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는 878억원으로 2023년 연간 실적(380억원)의 2.3배에 달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해 처음 내는 보험료로 신규 계약의 판매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다.
신계약 수가 많으면 보험금은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치매·장기간병 보험의 보험금 증가 속도는 초회보험료 대비 빠르지 않다.
문제는 미래 손해율 위험이다. 치매와 간병 모두 완치보다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도덕적 위험(모럴 리스크), 장기간 보장, 두꺼운 가입자층 등의 특성으로 인해 대표적인 고손해율 상품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매·장기간병 보험은 주로 베이비부머 세대나 그들의 자녀가 부모님을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라며 "우리나라 인구에서 이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시차를 두고 보험금 증가 속도가 빠르게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 6월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베이비부머(1955년~1974년생) 수는 165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2.7%를 차지한다.
간병보험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계약 확보와 손해율 우려로 보험사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영업 부서는 판매 확대에 적극적이지만 상품개발 부서의 경우 장기적인 보험금 지급 위험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보사는 이미 실손보험과 코로나19 시기 자동차보험 판매 경쟁으로 손해율 상승을 경험한 바 있다.
실손보험은 2003년부터 손보사가 통합보험을 판매하면서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했지만 누적 가입자 수, 의료 소비 과잉, 비급여 진료비 남용, 고령자 의료비 증가 위험 등이 손해율 폭등으로 이어졌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차량 운전이 크게 줄면서 손보사의 판매 경쟁이 붙었다. 지급해야 할 보험금과 예상 위험은 적은데 보험료는 확보할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했다. 당시 경쟁적으로 판매한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하 효과, 손해배상 비용 상승, 한방 진료비 등 여러 요인과 겹쳐 현재의 만성적 적자 구조로 이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레켐비(치매 신약)나 최근 간병 보험 모두 현장에서는 가입 수요가 크지만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율 관리가 특히 중요한 상품"이라며 "신계약 수와 보험료, 보장 범위를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장의 영업 부서는 간병 보험이 인기가 많아 실적을 위해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상품 개발 부서는 손해율 관리를 해야해서 불만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이 시장점유율 경쟁에 앞서 적정 보험금과 보장 범위를 설정하고 장기적인 손해율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루 입원에 10만원의 보험금을 주는 상품과 20만원을 주는 상품이 있으면 더 많이 주는 상품에 쏠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생긴다"며 "당장 판매에만 집중하기보다 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절한 보험금과 보장 범위를 산정해 위험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지희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