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이환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호성 하나은행장-정진완 우리은행장-강태영 NH농협은행장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80fe51b17177e.jpg)
[아이뉴스24 임우섭 기자] 4년 만에 국회 국정감사에 나란히 출석한 5대 시중은행장들이 고객정보 보호와 이자 부담 완화에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놓고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해킹 사고의 늑장 대응부터 우대금리 축소,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하락까지 소비자 보호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와 은행장 선임 절차 등 지배구조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일반 증인으로 출석했다. 5대 은행장이 국감 증인석에 함께 선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해킹 인지까지 수십 시간 걸려
이날 질의는 최근 은행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집중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해킹 인지까지 15시간 26분이 걸렸다. 고객 2만572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도 공격을 인지하기까지 41시간 44분이 소요됐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은행의 초동 대응을 문제 삼았다. 국민은행은 지난 9월 27일 첫 공격을 받은 뒤 29일 베트남 IP를 통한 추가 공격으로 고객 81명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의원은 유출 정황 확인까지 약 80시간이 걸렸고 금감원 보고도 법정 시한 직전에 이뤄졌다며 사고 관련 로그 삭제와 은폐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
이환주 행장은 "신속하게 차단하고 대응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답했다. 은폐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직접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보안 투자와 피해 보상 문제도 거론됐다. 김재섭 의원은 국민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이 58%, 농협은행이 53%에 그쳤다며 투자 확대를 요구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의 입증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보상 방식도 지적했다.
가산금리 낮추고 우대금리도 축소…이자 경감 효과 논란
은행들의 이자수익과 대출금리 산정 방식에도 질타가 쏟아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이 44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며 지난 7월 은행법 개정 이후에도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이 법정 비용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하면서 우대금리까지 축소한 점을 문제 삼았다. 농협은행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가산금리를 0.26%포인트(p) 낮췄으나 우대금리는 0.61%p 줄였다. 가산금리에서 우대금리를 뺀 값은 오히려 0.35%p 확대됐다. 금리를 낮추는 우대 폭이 더 크게 줄어 가산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했다는 지적이다.
민 의원은 "대국민 기망 행위"라고 비판했다. 은행장들이 구체적인 조정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자 유동수 정무위원장도 "우대금리 정책도 모르고 은행장을 하느냐"며 "국민으로부터 이자를 통해 고혈을 빨겠다는 뜻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 우대금리 산정 내부 기준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대출자의 신용상태 개선 등을 금리 인하로 연결하는 금리인하요구권의 실효성도 쟁점이 됐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2022년 64.9%에서 지난해 32.7%, 올해 상반기 18%로 하락했다며 이유를 물었다.
강태영 행장은 "18%라는 부분은 분모와 분자를 동시에 분석해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온라인 신청 확대로 신청자가 늘어난 것은 다른 은행들도 비슷하다며 "신청자가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이자 부담을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것으로 잘 살펴봐달라"고 당부했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공방…점포 축소도 지적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나금융이 함영주 회장의 임기 연장을 가능하게 한 내부규범을 개정한 경위와 은행장 후보 추천 절차, 전임 회장의 고액 고문료 문제를 추궁했다.
이호성 행장은 박 의원의 사과 요구에 "지주 이사회 관련한 제 소관이 아니라서 답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은행 점포 축소에 따른 금융 접근성 저하 문제도 제기됐다. 김재섭 의원은 서울 도봉구 등에서 점포 감소로 은행 이용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행장들은 취약지역의 점포 유지와 영업점 운영 전략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권 보안 취약 분야를 최대한 전수조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점검하고 가산·우대금리 조정 실태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지주 회장 임기와 연령 제한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개선하는 데 이 부분도 반영하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임우섭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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