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월드아이] 중국 車 규제 EU '유럽산 우대' 정책 韓에도 부담


EU와 FTA 체결한 한국도 우대 제외 대상 국가에 포함돼
튀르키예도 제외...현지 생산 공장 가진 현대차에 변수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자동차를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유럽산 우대' 정책이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조짐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한국과 일본은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고 영국에는 조건부 혜택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면서다. 정책이 확정되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유렵연합(EU) 깃발. [사진=연합뉴스]
유렵연합(EU) 깃발. [사진=연합뉴스]

中 자동차 수입 급증에 EU, 보조금·부품 규제로 자국 산업 보호 추진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은 EU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한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정책을 놓고 절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협상안은 EU 27개 회원국과 2020년 1월 1일 당시 EU 단일시장에 속했던 유럽 국가를 자동차 부문 우대 대상으로 규정했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포함될 수 있지만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는 빠졌다.

메이드 인 유럽은 공공조달·보조금 혜택을 유럽산 제품에 우선 제공하려는 정책이다. 지난 3월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산업가속화법(IAA)을 바탕으로 자동차·철강 등 주요 산업에서 EU산 제품 사용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집행위 초안은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전기차 등을 EU 회원국에서 조립하고,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 가격 중 EU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맞추도록 했다. 배터리에도 별도 원산지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일반 소비자 대상 자동차 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EU가 산업 보호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산 자동차 수입 급증이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U가 중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70만대를 넘었다.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70.5% 늘어난 105억유로다. 반면 EU 자동차 무역흑자는 34.2% 줄었다.

중국산 자동차 견제에는 프랑스와 독일 모두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대응에서는 입장이 달랐다.

프랑스는 유럽 내 생산과 고용을 늘리기 위해 EU산 자동차와 부품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독일은 유럽 자동차 업계와 공급망을 공유하는 영국 등에도 혜택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양국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완화도 함께 논의하며 접점을 찾고 있다. 독일은 자동차 업체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35년 신차 배출가스 규제 완화를 요구했고, 프랑스는 유럽산 제품 우대 강화를 강조했다.

영국을 조건부로 포함하는 방안도 이런 협상에서 나왔다. 영국은 2020년 EU를 탈퇴했지만 유럽 자동차 업체들과 생산·부품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을 제외하면 유럽 업체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영국 포함을 요구했다.

이에 프랑스는 영국이 EU 무역보호 조치에 동참하는 조건으로 반대 입장을 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조건은 중국산 자동차 규제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관세 10% 외에 최대 35.3%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기본관세 10%만 적용한다. 영국이 EU 수준으로 관세를 높일지는 불확실하다.

프랑스, 유럽 생산·고용 우선⋯FTA 맺은 韓 자동차 부담 ↑

한국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는데도 이번 협상안에서 우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EU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초안은 일정 조건을 충족한 FTA 체결국 제품도 EU산과 동등하게 인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프랑스·독일 협상안은 자동차 부문에서 우대 대상을 과거 EU 단일시장 참여국 중심으로 좁히는 내용이다.

유렵연합(EU) 깃발. [사진=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여기에는 유럽 밖에서 생산한 자동차에까지 지원금이 돌아가는 것을 줄이려는 프랑스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바스티앵 마르탱 프랑스 산업담당 장관은 최근 유럽 공적 자금이 유럽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우대 대상 확대에 반대했다.

특히 현대차 튀르키예 생산기지가 변수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유럽 수출용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기차 아이오닉3 양산도 시작했다. 튀르키예가 우대 대상에서 제외되면 현지 생산 차량은 일부 지원 혜택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이 같은 부담은 현대차 경영진도 지적한 바 있다. 휘리예트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자비에 마르티네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은 "튀르키예가 포함되지 않으면 다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자동차 한 대의 생산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생산 생태계 전체를 옮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유럽으로 생산을 옮길 경우 비용이 늘고 차량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EU 회원국에 공장을 둔 업체도 안심하기는 어렵다. 현대차는 체코, 기아는 슬로바키아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최종 규정에서 부품 원산지 요건이 강화되면 공급망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부담은 각 공장별 부품 조달 구조와 최종 법안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3월 이후 EU에 네 차례 공식 입장서를 제출했으며, 15일에는 자동차·배터리·철강 등 주요 업계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정부는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법안을 심의하는 동안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 방지를 집중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 한국 기업과 유럽 자동차 업계 등을 통해 한국이 유럽 투자와 고용에 기여해 온 점을 알리기로 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은 EU의 핵심 FTA 파트너이자 유럽의 투자·고용·공급망 구축에 기여해 온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이라며 "우리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EU 입법 과정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월드아이] 중국 車 규제 EU '유럽산 우대' 정책 韓에도 부담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