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채오 기자] 부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훈육 과정에서 공부를 못한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4년 4월 자신이 담당하는 학급 학생에게 “공부를 못하면 되겠냐”는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반복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160시간과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A씨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학생의 학업 향상을 고민한 정황이 있고 적극적인 학대 의도로 범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했다.
이 같은 사법 판단을 두고 부산지역 학교 현장에서는 훈육 과정에서의 행위와 아동학대 범죄의 경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한나 부산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의 훈육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사법 처벌을 받아야 할 범죄가 되는 현실에서는 어느 교사도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악의적인 학대와 훈육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소 과한 훈육과 악의적인 아동학대를 동일선상에 놓고 무조건 사법적 잣대부터 들이대는 현실이 과연 타당한지 따져보아야 한다”며 “교사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가 아니라면 사안에 맞는 ‘교육적 조치’를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로 이어지는 현행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위원장은 “교실에서 풀 수 있었던 문제가 법정으로 직행하면 판결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그 길고 지난한 법적 절차가 피해 학생의 회복에 도움이 됐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을 보호하는 일과 교사가 책임 있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대립하지 않는다”며 “잘못의 경중에 따라 교육적 조치와 형사처벌을 구분하고, 처벌의 결과 역시 그 경중에 비례하도록 법과 제도를 속히 개혁하는 것이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더 안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박채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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