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직장인 A씨(30대·여)는 최근 가을 재킷을 구매하면서 쇼핑몰 검색창 대신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먼저 찾았다.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인 '체크 무늬 안감'과 예산 '10만원대'를 입력해 추천받은 제품을 비교한 뒤 구매 후보를 추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크리에이터가 소개한 제품을 보고 해당 브랜드를 검색하는 일도 잦아졌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에 선호 스타일·가격대를 입력한 뒤 보이는 추천 결과. [사진=ChatGPT 생성]](https://image.inews24.com/v1/b46fcf0719fc21.jpg)
소비자의 상품 탐색 방식이 '직접 검색'에서 'AI·크리에이터 추천'으로 확장되면서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AI가 자사 상품을 정확히 인식하고 추천하도록 정보를 정비하는 한편,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검색하기 전부터 상품을 노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AI 추천 목록에 들어라…상품 정보부터 정비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로 유입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카페2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생성형 AI를 통한 D2C(소비자 직접판매) 쇼핑몰 방문은 약 85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했다. AI 유입 상위 30개 쇼핑몰에서는 방문자의 57.4%가 메인 화면을 거치지 않고 상품 상세페이지로 바로 이동했다.
소비자가 쇼핑몰 안에서 여러 상품을 둘러보기보다 AI의 추천을 받아 특정 상품 페이지로 곧바로 들어가는 구매 동선이 나타난 것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에 선호 스타일·가격대를 입력한 뒤 보이는 추천 결과. [사진=ChatGPT 생성]](https://image.inews24.com/v1/7d0ef28d2614a8.jpg)
이에 기업들은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에 나서고 있다. GEO는 생성형 AI가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사 상품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데이터 구조를 정비하는 방식이다.
풀무원은 공식 온라인몰에 GEO를 적용하고 AI 전용 상품 카탈로그를 구축했다. 상품명과 가격, 카테고리 등의 정보를 AI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구성했다. LF도 홈페이지와 SNS 등에 흩어진 브랜드 정보를 서로 연결해 AI의 검색·추천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와의 대화 자체를 상품 추천 창구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무신사는 챗GPT 앱을 통해 착용 상황(TPO)과 날씨, 가격대, 취향에 맞는 패션 상품을 추천한다. G마켓도 챗GPT 플러그인을 활용해 소비자가 입력한 용도와 예산, 선호 조건에 맞춰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영상 보다가 상품 검색…크리에이터 협업 확대
AI가 소비자의 구체적인 조건에 맞춰 상품을 찾아준다면 크리에이터는 소비자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상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SNS나 영상을 보다가 처음 접한 제품을 검색하거나 바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미국 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Z세대의 40%가 인플루언서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발견한다고 답했다. 비(非)Z세대의 응답률은 26%로, 두 집단의 차이는 14%포인트였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에 선호 스타일·가격대를 입력한 뒤 보이는 추천 결과. [사진=ChatGPT 생성]](https://image.inews24.com/v1/b879c0c3001256.jpg)
유통업체들은 크리에이터를 통한 상품 노출을 실제 판매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온트너’를 통해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고 공동구매와 라이브커머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크리에이터 협업 주문액은 전년 동기보다 330% 증가했다.
협업 대상을 선정할 때도 데이터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카페24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파트너십 API를 연동해 채널 성과와 콘텐츠 특성, 시청자 관심사 등을 분석한다. 단순히 구독자 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콘텐츠의 적합성을 따져 크리에이터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협업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쿠팡은 크리에이터 전용 제휴 프로그램 ‘쿠팡 인플루언서’를 선보였다. 무신사는 ‘무신사 큐레이터’에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협업을 제안하는 ‘시딩’ 기능을 추가했다. 애경산업은 ‘AK Lover 뷰티·라이프 서포터즈’를 통해 제품 체험 콘텐츠를 SNS에 노출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I나 크리에이터를 통해 처음 접한 상품은 이후 소비자가 가격과 후기를 비교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업 간 경쟁도 소비자가 직접 검색한 이후가 아니라 검색하기 전부터 자사 상품을 구매 후보에 올리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범열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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