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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 찍고 접는 기술까지 바꿨다"…신형 투싼에 담긴 '선택'


후드 성형 해석 5배…디자인 살리고 부품 단가 유지
하이브리드 효율 높이고…V2L은 가격 고려해 제외
강인한 외관에 부드러운 승차감…패밀리 SUV로 진화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5세대 투싼을 개발하면서 철판을 찍고 접는 공법부터 동력계와 승차감까지 손봤다. 과감한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가족이 타는 차의 편안함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복잡해진 외관이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편의사양도 구매 부담을 고려해 선별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디 올 뉴 투싼 테크·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열고 주요 기술과 개발 배경을 공개했다.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서 디 올 뉴 투싼의 동력장치 관련 설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서 디 올 뉴 투싼의 동력장치 관련 설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투싼은 현대차그룹 SUV 최초로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어선 주력 모델이다. 현대차는 지난 22년간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들이 연비와 운전의 즐거움, 견고함과 일상 편의성을 함께 추구한다고 봤다.

최상인 MLV프로젝트1팀 책임연구원은 "투싼의 높은 인기가 특정 지역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고른 선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형 투싼에는 철판 특유의 팽팽한 면과 날카로운 선을 강조하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아트 오브 스틸'이 반영됐다.

최태욱 현대외장디자인1팀 책임연구원은 "스틸 고유의 강인함과 팽팽한 긴장감을 실제 차량 조형으로 표현하고자 철판의 인장 한계치까지 볼륨과 엣지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를 안정적으로 양산하는 것이 첫 과제였다.

"디자인 단순화하면 콘셉트 잃어"…공법부터 바꿨다

길게 뻗은 후드와 바깥으로 부풀어 오른 뒷바퀴 주변은 성형 난도를 높였다. 철판을 더 넓고 깊게 변형하면서 균열과 주름을 억제해야 했다. 최수영 성형검증선행생기팀 책임매니저는 "성형성에 맞춰 디자인을 단순화한다면 당초 의도했던 디자인 콘셉트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다"며 초기부터 디자인과 성형 부문이 함께 형상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철판을 지나치게 당기면 소재가 얇아져 찢어지고, 반대로 철판이 특정 부분에 몰리면 주름이 생긴다. 일부 구간에서는 이처럼 상반된 문제가 동시에 나타났다.

홍규선 현대성형개발1팀 책임매니저는 "크랙과 주름이라는 상반된 문제가 동일 부위에 발생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서 디 올 뉴 투싼의 동력장치 관련 설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서 최수영 현대차 책임매니저가 디 올 뉴 투싼의 사이드 아우터 패널의 디자인 구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현대차는 측면 외판에 철판을 여러 방향으로 당기고 형상을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공법을 적용했다. 후드는 여유 철판을 볼록하게 만들어 금형에 닿는 시점을 조절했다. 가장자리를 접는 공정에는 압력을 필요한 방향으로 전달하는 '유닛 캠'을 도입했다. 후드 성형 해석은 다른 차종 대비 약 5배 이상 진행했다.

개발진은 질의응답에서 생산성을 중심으로 금형을 개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협의체를 통해 디자인에 필요한 기술을 미리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형 부문의 "존재 이유 자체도 디자인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복잡한 외관에 따른 수리비 우려에는 "부품 단가는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고 답했다. 별도 장식물을 덧붙이기보다 철판 자체로 형상을 구현해 원가 상승을 억제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용량과 EV 구간 비례 안 해"…효율·가격 함께 따졌다

동력계에서는 부품의 크기보다 작동 효율에 무게를 뒀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최 책임연구원은 "배터리 용량과 EV 구동 구간이 절대적으로 비례하지 않는다고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충전 상태 약 30~60% 구간에서 최적화해 사용한다는 취지의 설명도 덧붙였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과 역할이 다른 두 개의 모터를 결합했다. 엔진에 직접 연결된 P1 모터가 넓은 운전 영역에서 힘을 보태도록 해 출력과 효율을 함께 높였다.

김영진 전동화프로젝트2팀 책임연구원은 P1 모터가 엔진에 직접 연결돼 "더 많은 힘을 넓은 운전 영역에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모터의 구조와 역할을 바꿔 출력과 연비를 함께 높였다는 것이다.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서 디 올 뉴 투싼의 동력장치 관련 설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서 최상인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배터리 관련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공기 흐름까지 개선한 결과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최고 출력은 245마력, 복합연비는 17인치 휠·2륜구동 기준 리터당 17.4km로 높아졌다. 가솔린 모델은 기존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를 8단 자동변속기로 바꿔 부드러운 변속감을 추구했다.

차량 전력을 외부에서 사용하는 V2L을 제외한 이유는 가격이었다. 개발진은 "기술적으로 못 들어가는 사양은 아닌데, 그게 들어가면 가격이 올라가다 보니 소비자 관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답했다. 구현 가능한 기술과 고객이 부담할 비용을 함께 따진 결정이다.

"강인한 외형에 부드러운 승차감"…가족이 타는 차에 초점

강해진 외관과 달리 승차감이 부드럽다는 질문에는 의도한 결과라는 답이 나왔다. 개발진은 "우리의 개발 콘셉트가 강인한 외형에 부드러운 승차감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날렵한 느낌에서 커진 차체에 어울리는 편안함으로 주행 성격을 조율했다는 취지다.

구영우 총합시험팀 책임연구원도 "차급을 뛰어넘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 감각"과 "탑승객 모두가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정숙성을 고도화하는 것"을 개발 목표로 제시했다. 차체와 서스펜션 연결 부위를 보강하고 밸브와 마운트 구조를 바꿔 노면 충격과 엔진·변속기 진동을 줄였다.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서 디 올 뉴 투싼의 동력장치 관련 설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데이 & 미디어 시승회'에 디 올 뉴 투싼 차량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영현 인턴기자]

공간 설계에는 가족의 사용 장면을 반영했다. 뒷문 개방 각도를 넓힌 데 대해 구 책임연구원은 "카시트에 아이를 태우거나 내릴 때, 부피가 큰 짐을 뒷좌석에 싣고 내릴 때도 더 편리한 자세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 설계는 충돌 이후 탈출·구조까지 고려했다. 골격 연결 부위를 보강하고 충돌 에너지를 흡수·분산하도록 구조를 다듬었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한 ‘도어 언락 전원 이중화’는 사고로 주 전원이 끊겨도 별도 전원으로 문 잠금 해제를 지원한다.

김한수 MLV프로젝트1팀 연구원은 "충돌 안전 성능은 차체의 견고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충돌 에너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분산할 수 있는 차체 구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형 투싼의 개발 과정은 눈에 띄는 기술을 최대한 많이 넣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생산 공법을 바꾸면서도 가격 부담이 큰 기능은 덜어냈다. 배터리 크기보다 효율을 높였고, 강인한 외관 안에는 가족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승차감과 공간을 담았다. 구현 가능한 기술과 고객이 실제로 부담할 비용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은 셈이다.

/송대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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