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른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0대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를 무료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026.10.7 [서울고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8371ffa40e75c.jpg)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명씨 역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원을 선고했다. 명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을, 명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었다. 항소심 특검 구형도 같았다.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난 명씨는 이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항소심은 1심이 유죄의 근거로 제시한 무상 여론조사의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을 '정치적 이익'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상 여론조사로 정치자금 제공을 대신하겠다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의사합치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우선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여론조사의 성격을 1심과 다르게 판단했다. 정치적 조언과 조력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1심은 명씨가 김 여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여론조사 비용만큼을 윤 전 대통령에게 제공된 정치자금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는 여러 자료와 함께 정치적 조언의 근거로 제시된 것일 뿐이고, 명씨가 직접 조사했는지 여부나 조사 결과 자체가 결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얻은 것이 정치적 이익일 수는 있어도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이 인정한 '무상 여론조사의 의사 합치'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여론조사는 명씨나 미래한국연구소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실시한 것이고 그 중 일부만 전달한 점, 또 같은 조사 결과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제공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따라서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뢰를 받아 조사하고 그 비용을 대신 부담해 줬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자금의 목적성도 부인했다. 재판부는 특히 명씨에게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거나 존재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개인적 동기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고, 윤 전 대통령 부부로서는 명씨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는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항소심이 선고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수사와 재판 전 과정을 통틀어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면제를 요구·약속했다는 계약서, 녹취, 문자메시지 등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고, 명태균 본인도 법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와 여론조사 실시 및 비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면서 "오늘 판결은 엄격하게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사법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반겼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무죄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손명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푼 두푼도 아닌 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아무런 대가 없이 제공받았는데, 이것이 정치적 조언에 불과하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판결을 비판했다.
또 "정치자금은 현금이나 계좌이체로만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치활동과 관련된 경제적 이익을 대가 없이 제공받은 것이라면, 이를 단순한 조언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현금 지급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무상 여론조사와 같은 편법적 정치 이익을 허용한다면, 앞으로 그 어떤 정치인도 정치자금법의 테두리 안에서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현금만 주고받지 않으면 부정부패도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특혜성 선례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국민의힘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최기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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