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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달러 주문에도 미사일 부족"⋯美 방산업계 병목


패트리엇·SM-6·AMRAAM 계약 1037억달러
부품 공급 부족에 증산 차질⋯보잉·GM까지 증산 투입
"실제 물량 확대는 수년 걸릴 전망"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이 미사일 재고를 채우기 위해 대규모 증산에 나섰다. 계약만 1000억달러를 넘지만, 부품과 생산시설 부족으로 실제 물량을 늘리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4일 우크라이나의 한 비공개 지역에 배치된 패트리엇(Patriot) 방공체계 발사대. 2024.8.04 [사진=REUTERS/연합뉴스]
4일 우크라이나의 한 비공개 지역에 배치된 패트리엇(Patriot) 방공체계 발사대. 2024.8.04 [사진=REUTERS/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미사일 생산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RTX 산하 레이시온은 함대공 미사일 SM-6 생산을 위해 최대 244억달러 규모 계약을 따냈다. 앞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MRAAM에도 207억달러 규모 계약이 체결됐다.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패트리엇 PAC-3 MSE 계약 규모는 586억2000만달러다. 세 계약 최대 금액을 합하면 1037억달러 상당이다.

다만 계약금 전액이 당장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물량은 향후 미 의회 예산 배정과 계약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세 미사일은 용도가 다르다. PAC-3 MSE는 지상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체계 무기다. SM-6는 주로 미 해군 함정에서 발사해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한다. AMRAAM은 전투기가 적 항공기를 공격할 때 사용하는 공대공 미사일이다.

이는 전쟁으로 미사일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이란전까지 로켓과 미사일, 로켓 추진 탄약 5만발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요격 미사일 재고가 줄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7월 기준 미국이 보유한 패트리엇 요격탄이 1000기 미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탄은 약 250기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미군이 보유한 정확한 재고 규모는 공개되지 않는다.

문제는 생산 속도다.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PAC-3 MSE 620기를 생산했다. 미국 정부와 록히드마틴은 연간 생산 능력을 약 600기에서 2000기로 세 배 넘게 늘리기로 했다. 현재 공식 목표는 2030년 말까지 생산 능력을 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미사일은 최종 조립 공장만 늘린다고 생산량을 바로 확대할 수 없다. 미사일 한 발에 들어가는 부품을 여러 업체가 나눠 생산하기 때문이다. 일부 핵심 부품 생산이 늦어지면 완제품 생산도 함께 늦어지는 구조다.

특히 표적을 찾아 추적하는 시커와 미사일 로켓 모터 등은 공급 업체가 제한적이다. 부품 생산 업체를 새로 확보해도 군사용 기준에 맞는 품질과 성능 검증을 거쳐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공급망 구조로 미국 방산업체가 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산 물량 상당수도 2028년 이후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대비해 미국 정부와 방산업체는 핵심 부품 공급부터 늘리고 있다. 보잉은 지난 5일 록히드마틴에서 약 147억달러 규모 7년 계약을 따냈다. PAC-3 MSE에 들어가는 시커 생산을 세 배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시커는 날아가는 미사일이 목표물을 찾아 추적하도록 돕는 핵심 장치다.

자동차 업체까지 공급망에 합류했다. GM은 최근 록히드마틴과 PAC-3 MSE 부품 생산을 시작했다. 기존 업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생산 업체를 늘려 병목을 줄이려는 조치다.

미 정부는 발주 방식도 바꾸고 있다. 매년 물량을 주문하기보다 여러 해 걸쳐 물량을 미리 계약하는 방식이다. 방산업체도 물량을 예측할 수 있어야 공장을 늘리고 설비와 인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의 경우,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2030년까지 미국 내 20곳 넘는 시설에 80억~9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계약을 늘려도 실제 생산량이 증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WSJ는 방산업체들이 공장을 늘리고 인력을 채용하고 있지만 증산 물량 상당수는 2028년 이후에야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미사일 소모 속도에 비해 생산 능력 확대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 캔시언 CSIS 선임고문은 미국이 냉전 종식 이후 단기 지역분쟁을 전제로 미사일 재고와 생산 능력을 줄여온 점을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꼽았다.

캔시언 선임고문은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장기전에 대비한 대규모 무기 재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지만, 생산시설과 공급망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다"며 "현재 생산 속도로는 이란전에서 사용한 토마호크를 다시 채우는 데만 2~3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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