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남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병역 관련 언행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제도 폐지와 기준 재설계 요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d770045757e6c.jpg)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는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논란은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뒤 불거졌다. 일부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쓰고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고 병역 혜택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우승으로 대표팀 23명 가운데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선수 3명을 제외한 20명이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됐다.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쟁은 축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이어졌다. 앞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서도 일본이 프로 선수가 아닌 사회인 야구 선수 중심으로 출전한 상황에서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혜택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50년 넘게 유지돼온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병역특례제 폐지는 이미 했어야 하는 일"이라며 예술·체육 분야를 포함한 특례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출생으로 병역자원이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과거 '국위선양'을 이유로 만들어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성취와 병역특례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며 시대 변화에 맞춰 편입 기준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살펴야 한다며 종목별 경쟁 수준과 국제적 위상 등을 반영해 기준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를 유지할 경우 복무와 공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 역시 병역특례 범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향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방위 내부에서도 제도 정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1973년 처음 도입됐다. 체육 분야에서는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편입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군 면제'로 불리지만 법적으로 병역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상자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해당 분야에서 2년10개월 동안 복무한다.
제도는 도입 이후 여러 차례 편입 기준을 조정해왔다. 체육요원의 경우 과거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등까지 대상에 포함됐지만 현재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성적만 인정하고 있다.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국제대회별 위상과 경쟁 강도의 차이가 있다. 같은 금메달이라도 종목마다 참가국과 선수 수준이 다른 데다 프로 선수의 병역 문제 해결 수단으로 아시안게임이 활용된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반면 선수의 짧은 전성기와 국가대표 활동, 국제무대에서의 성과 등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병역 혜택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단순 폐지보다는 국제대회 성적과 종목별 경쟁력을 점수화하거나 복무 방식을 조정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에는 특례 대상자의 복무 관리 문제까지 불거졌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체육요원의 복무규정 위반 사례가 42건 적발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허가 없이 광고·후원 활동을 한 사례였다.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선수들의 언행 논란과 병역자원 감소, 복무 관리 문제가 한꺼번에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치권의 제도 개편 논의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여야 모두 현행 제도를 그대로 두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논의가 실제 병역법 개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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