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SK하이닉스가 국내외 반도체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투자 재원 마련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HBM과 첨단 패키징 등 다른 투자도 잇따라 예정돼 있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불거진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자체 자금을 투입할지, 외부자본을 활용할지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비교하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d0245ca662533.jpg)
eSSD 커지는데 中 YMTC는 두 배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약 90억달러(약 12조원)에 인텔의 낸드·SSD 사업을 인수하기로 한 뒤 출범한 미국 법인이다. 서버와 클라우드, AI 데이터센터용 eSSD가 주력이다.
AI 추론 확대로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늘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솔리다임의 반도체 원판(웨이퍼) 생산량은 2024년 93만장에서 지난해 96만장, 올해 99만장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558286ef58cfe.jpg)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YMTC)의 생산량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76만5000장으로 당시 솔리다임의 63만장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201만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솔리다임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SK하이닉스도 투자할 곳이 많다. HBM과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용인·청주·호남권에 대규모 중장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추가 반도체 투자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솔리다임에 자체 자금을 넣으면 지분을 외부에 내주지 않아도 된다. 대신 HBM이나 서버용 D램, 첨단 패키징에 쓸 자금은 줄어든다. 반대로 외부자본을 끌어오면 직접적인 투자 부담은 낮출 수 있지만 향후 솔리다임 성장에 따른 이익을 새 주주와 나눠야 한다.
美 IPO로 150억달러 조달 가능성
최근 거론되는 미국 증시 상장도 외부자본 활용 방안 중 하나다. 로이터는 솔리다임이 이르면 내년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으며 기업가치가 최대 1500억달러(약 202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조달 가능 금액은 약 150억달러(약 20조원)다.
솔리다임은 최근 투자은행들과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미팅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이 현실화하면 신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확보할 수 있다.
1500억달러는 최근 미국 반도체 IPO와 비교해도 큰 규모다. 로이터는 2023년 상장한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당시 기업가치 약 540억달러(약 73조원), 올해 상장한 미국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의 완전희석 기준 약 560억달러(약 76조원)와 비교했다.
다만 중복상장 논란은 부담이다. 현재 지배구조는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진다. 솔리다임까지 증시에 입성하면 '5단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별도 상장이 이뤄지면 외부 주주가 새로 들어오는 만큼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의 경제적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외부자본 활용과 자체 자금 투입의 효과를 비교해 자금조달 방식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전체 투자계획과 재무 여력, 기존 주주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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