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16% 오르며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역별 온도 차는 커지고 있다.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권이 주춤한 반면 동대문·중랑·노원 등 강북권은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출규제와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가격대에 따라 매수세가 갈리는 모습이다.

2일 KB부동산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8월말 0.25%에서 9월 중순 0.16%로 낮아진 뒤 2주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전체로는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지역별 흐름은 엇갈렸다. 지난 9월 넷째주 기준 동대문구가 0.5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구 0.39%, 노원구 0.38%, 성북구 0.36% 등도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서초구는 보합(0.00%)에 머물렀고 강남구는 0.17% 떨어졌다.
강남권 약세는 대출규제와 높은 주택가격에 따른 자금부담이 매수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서울 아파트 상승장에서는 강남권 재건축과 고가단지가 가격상승을 주도한 뒤 주변지역으로 온기가 퍼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자들이 추격매수에 신중해지면서 강남권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강북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낮은 중저가 단지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10억원이하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동대문·중랑·노원·성북구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금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문동 신축 대단지와 휘경동 역세권 단지 등 교통·생활인프라를 갖춘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도 오르고 있다.
다만 강북권 가격상승이 활발한 거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호가가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위축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은 향후 입주물량 감소 등을 이유로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지만 실수요자는 자금조달 부담 탓에 추격매수를 주저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매수심리도 약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 대비 3.5포인트 떨어진 71.7로 2주연속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밑돌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강북권 14개구는 79.9였지만 강남권 11개구는 64.4에 그쳤다.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더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주택시장이 과거처럼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마포·용산·성동을 거쳐 노원·도봉·강북으로 확산하는 흐름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셈이다. 서울 전체 지수만 보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매수여력과 거래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대출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주택은 자금조달 부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은 실수요가 유입될 여지가 있다"면서 "다만 강북권 역시 가격상승에 비해 거래가 따라붙지 않을 경우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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