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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의료급여 받는데 162일”…법정기한 넘긴 기초생활보장 결정 최소 2,532건


정부합동감사 11개 시·도 중 10곳서 처리 지연 적발…경기도 1,247건 최다
법정 최장기한 60일 넘겨 최장 162일…소병훈 “생계·치료 위협하는 생존 문제”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생활고와 의료비 부담으로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신청한 국민들이 법정 처리기한을 넘겨 최장 162일까지 급여 결정을 기다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급여 결정이 늦어지면서 신청자가 제때 지원을 받지 못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실시된 정부합동감사 자료를 종합한 결과, 감사 대상 11개 시·도 가운데 10개 시·도에서 기초생활보장 급여 결정 법정기한을 넘긴 사례가 최소 2,532건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24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상남도 431건, 경상북도 281건, 충청남도 161건, 대전광역시 149건, 전북특별자치도 87건, 광주광역시 75건, 충청북도 74건, 대구광역시 17건, 세종특별자치시 10건 순이었다.

현행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은 신청인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지체 없이 급여 실시 여부와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

급여 결정 통지는 원칙적으로 신청일부터 3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 조사에 시간이 필요하거나 신청인 등이 조사 또는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방해·기피하는 등 법에서 정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신청인에게 연장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하지만 정부합동감사에서 확인된 사례 상당수는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최장 처리기한인 60일마저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 경기도 1,247건 최다…최장 162일 걸려

경기도에서는 2023년 기초생활보장 급여 신청 1,247건이 법정기한 내 처리되지 않았다. 신청부터 결정·통지까지 최소 65일에서 최장 162일이 소요됐다. 최장 사례의 경우 법정 최장기한보다 102일이나 늦었다.

특히 경기도 전체 지연 사례 가운데 310건(24.9%)이 남양주시에서 발생했고, 양주시에서도 142건(11.4%)이 확인됐다. 두 지역에서 발생한 지연 사례만 전체의 36.3%를 차지했다.

감사 과정에서는 일부 실무 담당자에게 처리 지연 사례가 집중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훈계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요구됐다.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잇따랐다.

경상북도에서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281건의 급여 신청 처리가 지연돼 결정·통지까지 최소 61일에서 최장 135일이 걸렸다.

같은 기간 대전광역시에서는 149건이 최소 62일에서 최장 103일, 광주광역시에서는 75건이 최소 62일에서 최장 81일 소요됐다.

2024년 이후 실시된 감사에서도 처리 지연은 이어졌다. 충북에서는 74건이 적발돼 최장 91일이 걸렸고, 세종에서는 10건이 최장 67일 소요됐다.

경남에서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15개 시·군에서 모두 431건의 법정기한 초과 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신청은 결정·통지까지 최장 105일이 걸렸다.

◇ 의료급여 결정 늦어져 지원 공백도

급여 결정 지연으로 실제 복지 지원에 공백이 발생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정부합동감사 결과에는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신속한 지원이 필요했던 의료급여 신청자가 법정기한 내 보장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받을 수 있었던 의료급여를 제때 지원받지 못한 사실이 적시됐다.

기초생활보장 급여 신청자는 상당수가 소득 감소나 의료비 부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상태에서 국가의 지원을 요청한다는 점에서 급여 결정 지연이 일반적인 행정민원 처리 지연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계급여 결정이 늦어지면 신청자가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고, 의료급여의 경우 진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거나 의료비를 먼저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지역 달라도 반복된 처리 지연…“전국 단위 점검 필요”

문제는 정부합동감사 대상 지역이 달라져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적발됐다는 점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를 ‘이행완료’로 분류했더라도 이후 다른 지역 감사에서 같은 유형의 처리 지연이 확인된 만큼 개별 지자체 차원의 사후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에 집계된 2,532건은 정부합동감사가 실시된 지역과 기간에서 확인된 사례만 합산한 수치다.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과 기간은 포함되지 않아 전국적인 법정기한 초과 실태를 별도로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해 전국 지자체의 기초생활보장 급여 신청일과 조사 진행 상황, 결정일, 법정기한 초과 여부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처리기한이 임박한 신청 건을 담당자와 관리자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자동경보 체계를 마련하고, 과도한 의료비 부담 등 긴급한 사정이 있는 신청자를 별도로 표시해 우선 처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소 의원은 “생계비와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에 도움을 요청한 국민에게 두 달도 긴 시간인데, 일부 신청자는 결정을 받기까지 100일 넘게 기다렸다”며 “생활이 막막한 국민에게 급여 결정 지연은 단순한 행정착오가 아니라 생계와 치료를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 대상 지역이 달라져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특정 지역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관리체계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법정기한 초과 현황과 지연 사유를 전수 점검하고, 처리기한 임박·초과 신청을 자동으로 확인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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