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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도 '여권' 있어야 유럽 간다…K배터리, 5개월 앞두고 데이터 전쟁


내년 2월부터 EV·2kWh 초과 산업용 배터리 전자기록 의무화
LG엔솔 배터리 여권·삼성SDI 탄소발자국·SK온 무선 BMS⋯데이터 대응 강화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유럽연합(EU)의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시행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유럽 시장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는 생산능력과 가격, 성능뿐 아니라 원료의 출처와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 재활용 원료 사용량 등을 데이터로 입증하는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배터리 제조사를 넘어 광물·소재 공급사와 완성차 업체, 재활용 기업까지 연결하는 데이터 관리체계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27일 EU 배터리 규정에 따르면 내년 2월 18일부터 EU 시장에 출시되거나 사용되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용량 2kWh를 초과하는 산업용 배터리, 경량운송수단(LMT)용 배터리는 개별 전자기록인 배터리 여권을 갖춰야 한다.

배터리에는 고유 식별정보와 연결된 QR코드가 부착된다. QR코드를 통해 배터리 모델과 개별 제품의 정보에 접근하는 구조다. EU 규정은 배터리 여권 정보가 정확하고 완전하며 최신 상태로 유지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배터리 여권에는 배터리 종류와 적용 요건에 따라 제조사와 제품 정보뿐 아니라 성능·내구성, 탄소발자국, 재활용 원료 관련 정보 등이 연계된다.

전기차와 ESS 등은 배터리 상태와 사용 이력 등 개별 배터리 정보도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유럽연합 홈페이지에 올라온 '배터리 여권' 관련 내용. [사진=유럽연합]

규제는 EU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지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모두 유럽 생산거점을 통해 현지 고객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어 관련 데이터 관리 체계 정비도 중요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SK온은 헝가리 코마롬과 이반차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탄소부터 원료 이력까지⋯'배터리 데이터'가 경쟁력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관련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 'ees 유럽 2026' 부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ees 유럽 2026'에서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로 관리하는 배터리 여권 대응 체계를 공개했다.

전시장 키오스크를 통해 실제 대응 현황을 선보이며 EU 배터리 규제에 맞춘 데이터 관리 역량을 강조했다.

삼성SDI는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U 배터리 규제와 고객 요구에 대응해 배터리 탄소발자국 산정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품 단위로 탄소발자국 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탄소발자국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삼성SDI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배터리 순환 내용. [사진= 삼성SDI]

아울러 EU 배터리 규제를 비롯한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실사 정책을 제정하고 파트너사 ESG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SK온은 무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통해 셀 데이터를 무선으로 수집·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제조 정보와 사용 이력, 재활용 데이터 등을 기록하는 배터리 여권 활성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SK온의 BMS 기술 설명 모형. [사진= SK온]

EU는 배터리 여권과 별도로 배터리 제조 과정의 탄소발자국 규제와 재활용 원료 사용 기준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오는 2031년부터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용량 2kWh 초과 산업용 배터리 등에 코발트와 리튬, 납, 니켈의 재활용 원료 최소 사용비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기업들은 실제 재활용 원료 사용량을 계산하고 관련 정보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가 자체 공장의 정보만 관리해서는 규제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광물을 채굴·정제하는 기업부터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 업체, 완성차 업체와 재활용 기업까지 공급망 참여자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한다.

공급사별 데이터 형식과 측정 기준이 다르면 정보의 정확성과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영업기밀과 사이버보안을 지키면서 필요한 정보만 공유하는 접근권한 관리도 과제다.

배터리 여권 시행은 국내 업체들에 규제 대응 비용을 높이는 부담이지만, 동시에 공급망 관리와 탄소 저감 역량을 입증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유럽 배터리 시장의 경쟁 기준이 가격과 성능에서 데이터의 신뢰성과 추적 가능성으로 넓어지면서 배터리 3사의 대응 역량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황세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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