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공항 주변 고도제한 새 기준을 2030년 11월 전면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최고 49층안팎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중인 목동일대는 새 기준을 국내에 어떻게 적용할지 기존 사업에 어떤 경과조치를 둘지에 따라 사업성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는 최고 40~49층, 높이 130~180m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ICAO 새 기준에 따라 목동일대에 60m 높이 제한이 적용되면 건물 높이는 약 17층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90m 제한이 적용해도 25~30층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어 기존 초고층 설계를 전면 수정해야 할 수 있다.
새 기준 적용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정비구역에 기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했다. 경과조치가 확정되면 기존 초고층 계획을 유지할 수 있지만 적용대상과 기준에 따라 단지별 설계변경 여부와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은 단지별로 사업 추진 단계가 다른 만큼 새 고도제한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미 상당 부분 사업이 진행된 단지에 대해서는 기존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경과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국토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관건은 2030년 11월까지 각 단지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을 수 있느냐다. 목동 14개 단지는 사업속도가 제각각으로 새 기준 시행전 인허가를 마칠 수 있는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목동6단지다. 통합심의를 마친 뒤 2026년 말에서 2027년 상반기 중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목동 9단지와 13단지가 사업시행계획안 수립에 돌입했다. 두 단지는 2027년 상반기에서 중순 사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노리고 있다.
최근 시공사 선정과 입찰절차를 진행하면서 통합심의를 병행중인 10·12·14단지는 2027년 하반기에서 2028년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매듭짓는다는 구상이다.
반면 사업 출발이 상대적으로 늦은 후속 단지들은 2030년 11월이라는 시한이 부담이다. 정비구역 지정완료 후 사업시행방식 확정하고 초기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는 1·2·3단지와 11단지는 2028년 말에서 2029년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비사업 특성상 각종 심의와 인허가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될 경우 새 기준 적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아직 구체적인 적용방식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고도제한 규정은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어 의견을 밝힐 단계는 아닌 상황"이라면서 "다만 규정이 정해지더라도 이미 사업시행인가 계획을 확정받은 단지에 대해서 소급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7월 서울시에서 전달한 건의사항 공문이 접수된 것은 맞고, 준비 과정 중인 만큼 경과규정은 검토의 마지막 단계에서 지역 의견을 종합해 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와 학계에서는 2030년 전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아 49층 계획을 관철하더라도 잠재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사업 인허가를 넘어 항공기 안전 운항과 직결된 국제적 기준인 만큼, 공항 배후 단지로서의 안전성 담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기준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49층을 사수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안전성 문제까지 완전히 확보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항공 안전 갈등이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줄이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고도제한 기준을 일부 반영한 유연한 재건축 설계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