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설탕과 밀가루 등 식품 원재료시장에서 올해 적발된 담합사건 관련 매출액이 1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은 약 1조8000억원으로 관련 매출액 대비 12% 수준이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주요 원재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해온 가운데 식품업체 담합이 잇따르면서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적발된 식품업체 담합 5건의 관련 매출액은 총 14조9866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1조8178억원으로 관련 매출액 대비 12.1%였다.
품목별로는 전분·전분당 담합 규모가 가장 컸다.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사가 연루된 담합 관련 매출액은 6조524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저위는 이들 업체에 과징금 7476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7년6개월간 전분당 판매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전분당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서 이들 4개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90%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밀가루 담합에 가담한 7개사 관련 매출액은 5조6899억원이었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6710억원이다.
설탕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사가 담합해 관련 매출액 3조1951억원이 발생했다. 이들 업체에 부과된 과징금은 3960억원이었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은 과자와 빵, 음료 등 각종 가공식품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기초 원재료다. 원재료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제한되면 식품 제조업체 원가부담이 커지고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원재료 가격은 외식업체 등 다른 산업 비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담합에 따른 가격왜곡이 실제 물가에 미친 영향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물가안정을 위해 원당과 소맥, 옥수수 등 주요 수입원재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식품업체 원가부담을 낮춰왔다.
하지만 주요 식품 원재료시장에서 대규모 담합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정부 지원이 실제 소비자 가격안정으로 이어졌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올해 설탕·밀가루 등 민생품목 담합을 잇따라 제재했고 담합근절을 위한 과징금 제도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불법 담합으로 얻은 부당 매출 12%만 과징금으로 내면 그만인 기형적 구조 탓에 담합이 반복되고 있다"며 "식품 유통 카르텔 전수조사와 불법기업에 대한 정책지원 배제 등 징벌적 행정제재를 포함한 근본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광찬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