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료를 기초로 한 선물을 사고파는 상품 출시가 미국에서 미뤄졌다. 인공지능(AI) 연산자원까지 금융상품으로 거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지만, 감독 당국은 불투명한 가격 형성과 시장 조작 위험을 추가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내달 5일 GPU 임대료를 기초로 한 선물 계약 2종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대상은 엔비디아 H100과 B200 GPU다. 상품명은 각각 '실리콘 데이터 H100 임대 지수 선물'과 '실리콘 데이터 B200 임대 지수 선물'이다.
하지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심사 기간을 45일 연장하면서 출시가 미뤄졌다. 새 검토 기한은 11월9일이다.
CFTC는 CME에 보낸 서한에서 해당 상품이 "전례가 없거나 복잡한 사안"이라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GPU 임대료가 어떻게 정해지느냐다.
GPU는 주식이나 원유처럼 대규모 공개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임대료도 업체 간 개별 계약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시장 가격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영향력이 큰 사업자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CFTC는 지난 8월 말부터 관련 상품을 두고 의견 수렴도 진행하고 있다. 시장 조작 가능성과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위험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GPU 선물이 출시되면 AI 스타트업과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향후 GPU 임대료를 미리 확정할 수 있다. 연산 비용이 급등할 때 위험을 줄이는 헤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AI 인프라에 자금을 댄 금융회사도 활용할 수 있다. 대출 담보로 잡은 GPU 가격이 떨어질 때 손실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투자자에게는 AI 인프라 가격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새 시장이 열리게 된다.
GPU를 금융자산으로 묶으려는 움직임은 CME에 그치지 않는다.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도 GPU 선물 상품 출시 계획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지수 산출업체 실리콘 데이터의 카멘 리 최고경영자(CEO)는 "새 파생상품 시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추가 규제 검토는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첫 상품이 10월에 나오든 이후로 미뤄지든 시장의 기본 논리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AI 인프라에 자본이 몰릴수록 연산자원 가격을 신뢰할 수 있게 책정하고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단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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