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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굣길 노출된 '고열량 간식'…학교 밖은 무법지대 [현장]


고열량·저영양식품 5296개…1년새 16%↑
편의점·골목마트, 캐릭터·굿즈 앞세워 유혹
고등 남학생 비만율 18.4%…5명 중 1명꼴
전문가 "인식개선·식생활 교육 병행해야"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방과후 초등학생들이 물밀듯 학교 앞 편의점으로 들이닥쳤다. 손에는 과자와 아이스크림, 달콤한 음료가 쥐어져있었다. 그중에는 교내판매가 금지된 고열량·저영양 식품들이 버젓이 섞여있었다.

초등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초등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 편의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고열량·저영양 식품목록과 매장에 진열된 제품들을 대조하자 판매제한 대상 품목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성인시장을 휩쓴 '제로열풍'이 아이들 먹거리 골목에선 완전히 비켜나 있는 셈이다.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열량이나 당류·포화지방 등이 기준치를 넘은 어린이 기호식품이다. 간식용은 1회 섭취참고량당 250키로칼로리(㎉), 포화지방 4그램(g), 당류 17g 등이 주요 기준이다. 이달 판매제한 대상은 5296개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733개(16.1%) 늘었다.

이들 식품은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학교와 어린이 기호식품 우수판매업소에서 판매가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학교 경계선을 한걸음만 벗어나도 일반 편의점이나 골목 마트에서는 아무런 제재없이 해당제품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포장지에 새겨진 화려한 캐릭터 마케팅이다. 아이들 소비를 억제해야 할 고열량 제품들이 오히려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이나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워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 인근 한 편의점주는 "아이들은 건강성분이나 저당제품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며 "귀여운 캐릭터가 붙어있거나 굿즈가 딸린 젤리와 초콜릿, 탄산음료를 고르는 빈도가 성인들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초등학교 인근 편의점에 여러 식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설래온 기자]

자라나는 아이들의 영양 불균형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소아와 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10년전보다 각각 4.9%포인트(p), 3.6%p 치솟았다. 2025년 남학생 비만율은 16.6%로 2016년 11.1%보다 5.5%p 높아졌고 고등학교 남학생은 5명중 1명꼴인 18.4%까지 폭등했다.

식품업계도 문제 심각성을 인지하고 당과 열량을 낮춤 제품군을 넓히는 추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과 열량을 낮춘 제품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며 "어린이 기호식품도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영양성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역시 학교 밖 먹거리 환경 개선에 나섰다. 식약처는 지난 3월부터 과일·채소와 고단백·저당·저나트륨 식품 등을 편의점내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하는 '튼튼먹거리 매장'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출범 당시 121곳이었던 참여매장은 지난달 전국 303곳으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 반경 200m이내를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식품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위생점검 등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튼튼먹거리 매대. [사진=SBS 보도화면 갈무리 ]

식약처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등 일반 생활권까지 판매제한을 확대하면 어린이가 아닌 국민이 이용하는 판매업체와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추가적인 판매제한은 필요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범위를 무작정 넓히기보다 기존 판매제한의 효과를 먼저 따져보고 식생활교육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상아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우선 현재 시행중인 판매제한이 실제 고열량·저영양 식품섭취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는지 실효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스스로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식개선과 식생활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래온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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