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보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양산과 상용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7년 IPO 가능성이 거론돼 왔지만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조기 상장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자동차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하고 외부 판매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생산현장에 아틀라스를 배치하고 2030년 연간 최대 3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실제 제조공정에서 확보한 운영 실적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bbd29e143798d6.jpg)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는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2027년 IPO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IPO 가능성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여건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이를 IPO 연기로 보기는 어렵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 시점이나 목표 기업가치를 공식적으로 제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IPO 시점 등을 특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직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현대글로비스 공시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2025년 당기순손실은 5284억 원이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총 1조 7558억원에 달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b3406bbd0bceb2.jpg)
그럼에도 증권가는 아틀라스 양산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030년 아틀라스·스트레치·스팟 판매량을 총 6만5000대, 매출을 10조8760억원으로 예상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를 141조원으로 추산했다.
KB증권도 2035년 기업가치를 128조원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아틀라스 양산과 판매 확대 등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현대차 공장이 '실증장'…3만대 양산체제 구축
현대차그룹이 당장 집중하는 것도 상장보다는 양산과 현장 적용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세마포와의 인터뷰에서 2028년까지 제조시설에 아틀라스를 배치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보틱스와 피지컬 AI에 대해서도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를 넘어 진화하는 과정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dec9a226912815.jpg)
아틀라스의 첫 대규모 실증 무대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HMGMA의 부품 서열 작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부품 서열은 생산 순서에 맞춰 필요한 부품을 분류하고 배치하는 작업이다.
초기에는 비교적 정형화된 공정에서 안전성과 작업 능력을 검증한다. 이후 데이터를 축적해 성능을 개선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 더 복잡한 공정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대차 생산현장은 아틀라스의 초기 수요처인 동시에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하는 실증장 역할을 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실제 공장에서 아틀라스가 작업하며 확보한 데이터와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의 훈련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의 동작과 판단 능력을 개선할 계획이다.
완성차 공장은 부품의 형태와 작업 순서가 비교적 명확하고 동일한 작업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초기 상용화에 적합하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공장을 활용하면 별도의 대형 고객을 확보하기 전에도 로봇을 대규모로 배치하고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dc1178b76deadf.jpg)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bc409290a56992.jpg)
내부 생산현장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투자 대비 비용 절감 효과까지 입증하면 물류·제조 분야의 외부 고객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가능성도 커진다. 로이터가 인용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상용화 과정을 고려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IPO 시점을 2029~2030년께로 예상했다.
결국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증권가에서 거론되는 10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아틀라스의 양산과 상용화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현대차 공장에서 아틀라스의 작업 능력과 경제성을 증명하고 연간 3만대 생산체제를 실제 수요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대차그룹이 서둘러 상장 일정을 정하기보다 아틀라스의 양산과 상용화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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