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마련하려는 무주택 실수요자 내집마련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전용 84㎡ 평균 분양가격이 이미 20억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하는 기본형건축비가 4%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공사비 상승분이 향후 분양가에 반영될 경우 실수요자가 마련해야 할 자금도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청약당첨 자체도 '바늘구멍'이다. 어렵게 당첨돼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제한돼 수억원대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청약을 포기하고 전세시장에 머물기도 쉽지 않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마저 뛰면서 무주택 실수요자가 청약·매매·임대차 시장에서 동시에 압박받는 모습이다.
![노원·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f23c6b55379da.jpg)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하는 기본형건축비는 ㎡당 223만7000원에서 232만8000원으로 4.07% 인상됐다. 16~25층이하, 전용 60~85㎡ 지상층 기준이다. 공사현장 안전투자 확대 등 영향으로 간접공사비가 ㎡당 60만4000원에서 66만3000원으로 9.77% 오른 것이 이번 인상폭을 키웠다.
새 기본형건축비는 이날 이후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분양가상한제 단지부터 적용된다. 대상은 공공택지와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이다.
기본형건축비는 택지비·가산비와 함께 분양가를 산정하는 주요 항목인 만큼 이번 인상은 향후 분상제 단지의 분양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은 이미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최근 12개월 이동평균 서울 민간아파트 전용 59㎡ 분양가는 15억9343만원으로 전월보다 1.97% 올랐다. 전용 84㎡도 19억4433만원으로 1.87% 상승했다.
실제 최근 분양단지에서는 이보다 높은 가격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중구 '충정로역자이르네'의 전용 59㎡ 최고분양가는 18억8500만원, 전용 84㎡는 22억9500만~24억5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영등포구 신길동 '써밋 클라비온'도 전용 59㎡ 최고분양가가 18억6630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일반 실수요자에게 청약당첨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률은 30대이하가 1.6%, 40대 2.3%, 50대 2.5%에 그쳤다. 서울 평균 청약 가점도 2023년 56.17점에서 지난해 65.81점까지 높아졌다. 어렵게 당첨되더라도 높아진 분양가를 감당할 자금력을 다시 갖춰야 하는 '이중문턱'이 생긴 셈이다.
공급물량도 줄었다. 지난달 전국에서 신규 공급된 민간아파트는 15개 단지, 8092가구로 전월보다 38.0%, 전년 동기보다 23.1% 감소했다. 토지비와 공사비 부담이 이미 분양가격에 반영된 만큼 공급 여건이 개선되더라도 분양가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원·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3ac3922f6840f.jpg)
반면 실수요자가 활용할 수 있는 대출 여력은 제한적이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가격이 15억원이하일 경우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는 최대 6억원, 15억원초과~25억원이하는 4억원, 25억원초과는 2억원이다. 규제지역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도 40%가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대책에서도 이른바 '6·4·2억원' 한도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당첨을 포기하거나 매수를 미뤄도 부담을 피하기는 어렵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6661건으로 1년 전보다 14.0% 감소했다.
매물 부족 속에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잠실엘스 전용 84㎡는 15억8000만원, 마포그랑자이 전용 84㎡는 13억5000만원에 각각 최고 전세가를 기록했다.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해 말보다 7.59% 올라 매수를 미루는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8·13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기간 단축에 나서는 한편 LTV·DSR과 주택가격별 주담대 한도는 유지했다. 공급은 늘리고 투기 수요는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대출규제는 이미 적용되고 있는 반면 신규 택지와 정비사업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상승과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분양가 부담이 쉽게 낮아지기 어렵고 신축 희소성이 커질수록 청약 대기 수요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고 전세·월세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청약 대기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축 희소성이 커지면서 선호지역 새 아파트 가격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고 이 같은 흐름이 기존 매매시장과 전월세시장 전반의 가격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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